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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컴퓨터업계 미 IBM에 "항복"|히따찌·후지쓰, 소프트웨어 사용에 관한 비밀협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히따찌(일립)나 후지쓰(부사통)같은 일본 유수의 컴퓨터메이커들도 결국 미국의 세계적인 컴퓨터거인 IBM의 손바닥 위에서 놀고있음이 밝혀졌다.
히따찌와 후지쓰는 최근 미IBM과 소프트웨어에 관한 비밀협정을 맺고 앞으로 8년에 걸쳐 각각 1천억엔(3천4백억원)의 소프트웨어 사용료를 지불키로 한 사실이 밝혀졌다.
컴퓨터에서 차지하는 하드웨어의 비중이 50%이하로 떨어지고 있어 소프트웨어를 IBM에 의존하는 한 히따찌나 후지쓰가 IBM에 맞서기는 매우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려해도 막대한 돈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결국 후지쓰나 히따찌의 고삐는 IBM이 쥐고 있다고 볼수있다.
IBM과 일본 컴퓨터메이커간에 어떤 비밀협약이 있었으며 그 내용은 무엇인가, 이를 문답식으로 알아본다.
-후지쓰·히따찌가 IBM과 맺은 비밀협정의 내용은.
▲일본측 2사가 판매하고 있는 소프트웨어가 IBM 제품을 모방한 것이기 때문에 그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범위는 오퍼레이팅 시스팀(OS)이라 불리는 기본 소프트웨어로서 통신기능등의 범용소프트웨어, 어프리케이션(응용업무)시스팀의 일부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범위다. 후지쓰는 83년 8월에, 히따찌는 9월말이나 10월초에 각각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OS를 포함한 소프트웨어의 재판매권을 후지쓰·히따찌에 제공했는가.
▲IBM의 기본방침은 「소프트웨어는 최종 사용자에게만 공여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후지쓰·히따찌의 사용자들이 이미 IBM의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기 때문에 그 댓가를 받겠다는것이지 양사에 소프트웨어기술을 제공한다는것은 아니다.
-히따찌 컴퓨터를 쓰고 있는 최종 수요자들은 어떻게 되는가.
▲IBM소프트웨어유사품을 쓰고있는 40사중 20사가 일본IBM과 사용계약을 맺었고 나머지도 곧 맺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지쓰는 히따찌보다는 독자적인 기술이 포함되어 있어다소 너그러운 대우를 받고있다.
-히따찌·후지쓰가 소프트웨어를 팔지 않고서 컴퓨터를 판매하는것이 가능한가.
▲하드웨어만을 팔고 소프트웨어는 IBM제품을 쓰게하는 식의 판매방법을 미국의 암탈사나 NAS등이 실제 쓰고있다.
현재 소프트웨어 이용료를 IBM에 매달 납부하고 있는 후지쓰·히따찌도 마찬가지 상태다.
그러나 컴퓨터는 매상고에서 차지하는 하드웨어의 비중은 절반이하가될것이다.
따라서 IBM이 하드웨어의 가격만을 정책적으로 낮춰버리면 옴쭉달싹할 수없게 된다.
히따찌·후지쓰가 1년반 이내에 소프트를 자체개발로 바꾸겠다고 하는것도 이 중요성을 잘 알고있기 때문이다.
-후지쓰·히따찌는 소프트웨어를 정말로 자체개발할수 있는가.
▲후지쓰·히따찌도 앞으로 8년동안에 1천억엔 가까운 막대한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기때문에 필사적으로 자체개발을 추진해 나갈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제품의 사이클이 1∼2년으로 짧아져 과연 1년반씩 늦게 경쟁력을 가질수 있을지 더욱 현재 세계적으로 IBM제품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차지, 사실상의 표준모델이 된 상태에서 경쟁을 포기한다는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또 양사가 자체개발한 소프트웨어가 다시 IBM으로부터 제소받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경쟁노선을 전면지원해온 통산성의 책임은.
▲통산성은 IBM과의 비밀협정이 드러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통산성이 1천억엔 가까운 보조금을 투입해서 후지쓰·히따찌의 경쟁노선을 전면 지원해 온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혈세를 써서 IBM제품의 불법복사판을 만들도록 원조해줄 것인가라는 비판을 우려하고 있는 것같다.
마찬가지로 통산성지도로 차세대컴퓨터용 OS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전자계산기 기본기술연구조합의 활동도 현재는 중지하고 있다. 컴퓨터산업정책이 근본부터 의문시되고 있는 것이다.
-왜 비밀협정을 맺었는가.
▲후지쓰·히따찌의 체면을 세워주고 통산성의 책임문제까지 발전하는것을 막기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경제=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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