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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의 전력판도-퍼시픽리그 하위팀

중앙일보

입력

[지바 롯데 마린즈] 16승 20패

4위에 머물러있는 롯데의 강점은 투수진뿐이다. 시즌 초 선발진이 무너지긴 했지만 두터운 중계진을 내세워 실점을 최소화, 팀 방어율 2위에 올라있다.

선발투수로서 강속구투수 시미즈 나오유키 (5승 1패 1.34 방어율2위)의 활약은 독보적이다. 또한 싱커투수 오노 신고 (2승 3패 4.36), 일본리그 6년째를 맞는 베테랑투수 네이선 민치 (3승 3패 4.96)도 등판 때마다 6이닝 이상은 채워주고있다.

그러나 나머지 선발투수들인 프로 17년차의 좌투수 다카기 고지와 가토 고스케는 시즌 초 난조를 보이고있다.

명목상 구원부문 1위를 달리고있는 마무리 고바야시 마사히데 (1패 9세이브 4.63 11.1이닝 15안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나마 중간진이 튼튼해서 큰 문제라 보긴 힘들다.

진짜 문제는 솜방망이 타선이다.

롯데는 ''2루타 제조기'' 1루수 후쿠우라 (.296 5홈런 17타점 2루타 19개)에 퍼시픽코스트리그 타격왕 출신의 3루수 릭 숏 (.286 5홈런 20타점), 3년차 데릭 메이 (.245 5홈런 19타점), 또한 한국 SK에서 45홈런을 쳤던 호세 페르난데즈 (22경기 .244 6홈런 11타점) 까지 3명의 수준급 외국인타자를 중심타선에 포진시켰다.

그런데 팀 타율은 2할 3푼대로 최하위다.

베테랑 타자 하츠시바와 모로즈미의 부상공백이 크고, 호리, 사부로, 다치가와 등 나머지 토종타자들이 2할 내외의 저타율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다.

롯데에선 외국인 선수들의 컨디션이 모두 좋아도 골치다.5명 중 외국인로스터 규정상 4명만 1군출전이 가능하므로 처음엔 상태가 좋은 용병타자 3명을 두고, 민치와 구위가 뛰어난 시코스키 (1승 1패 1.73)를 교대로 1군엔트리에서 빼내 2군에 보내는 변칙적인 방법을 썼다. 그러나 투수 특성상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지자 결국 외야수 데릭 메이를 2군에 내려보냈다.

[니혼햄 파이터즈] 15승 20패 2무

명 감독은 좋은 선수가 만들어낸다? 어느 리그에서나 통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다. 뉴욕 양키즈의 3A팀 콜럼버스 클리퍼스의 명장이었던 트레이 힐먼도 현재 5위에 위치한 니혼햄의 빈약한 전력 앞에선 손쓸 바가 없는 모양이다.

투수진에서 기존의 선발투수들은 전멸해 버렸다. 가네무라 (1승 3패 6.69), 2002년도 신인왕 좌완 쇼다 이즈키 (1승 4패 5.45), 크리스 실바 (1승 4패 4.97)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 대신 일본생활 4년째를 맞이한 에이스 카를로스 미라발 (4승 3패 4.17)과 4년차 왼손투수 요시자키 (5승 1패 2.32) 2명만이 제 역할을 하고있다.

특히 1군 경력이 거의 없는 비밀병기 요시자키의 투구가 눈부시다. 투구동작 중 1루쪽 허공을 쳐다보는 독특한 투구모션으로 상대 타이밍을 뺏어 42이닝동안 단 29개의 안타만을 내주고있다.

힐먼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지자 뒤늦게 나카무라 하야토를 1군에 올렸다.

작년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계투진은 올해엔 조금 나아졌다.
좌투수 다카하시 노리유키 (1승 2패 0.45), 그리고 한신에서 건너 와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은 다테 (2승 5세이브 1.83)가 제법 든든하게 막고있다.

그러나 타선은 작년보다 나아진 게 전혀 없다.

3루수로 전향한 오가사와라 (.339 7홈런 27타점 볼넷, 출루율1위)와 새로운 거포 엔젤 에체베리아 (.236 10홈런 25타점 삼진1위) 2명만이 제 몫을 할 뿐, 오가사와라와 외국인거포 1명에게 의존하는 종전의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타선에 그다지 두드러진 선수가 없으며, 특히 톱타자 모리모토 (.204 4홈런 13타점 삼진2위)의 낮은 출루율과 외국인선수 데이빗 크로머 (.169 1홈런 2타점)의 극심한 부진이 팀의 발목을 붙잡고있다.

[오릭스 블루웨이브] 11승 21패 2무

오릭스는 4월 23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이시게 히로시 前감독을 해임하고, 레온 리 타격 코치(50)를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개막 후 1개월 미만의 감독 해임은 일본 야구계에선 지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레온 리 감독은 일본 롯데, 다이요 (요코하마의 전신), 야쿠르트에서 활약하며 통산 성적 1255 시합에 타율.308, 268홈런, 884타점을 올린 전설적인 강타자 출신이다.

오릭스에선 레온 리의 타격지도 능력을 높이 샀다고한다.실제로 작년도 크게 슬럼프에 빠졌던 우익수 가츠라기 (.292 6홈런 18타점)는 이번 시즌부터 취임한 레온 리의 가르침으로 타격이 살아났다.

뿐만 아니라 현재 오릭스의 팀 타격은 1,2위를 오가고 있어 역사상 최저의 타격을 보였던 작년과는 달라졌다.팀의 간판타자 다니 (.333 4홈런 19타점)의 정교한 방망이도 여전하다.

그러나 활발해진 타선 속에서 외국인타자들은 맥을 추지못하고 있다. 외야수 루즈벨트 브라운 (.281 4홈런 19타점)은 그나마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2년째를 맞는 스캇 쉘던 (.221 2홈런 9타점)과 2루수 호세 오티즈 (.224 6홈런 21타점)가 말썽이다.

쉘던이 8개의 병살타를 쳤고, 오티즈는 그를 뛰어넘는 10개의 병살타 (리그최다)와 9실책을 범하고 있어 퇴출도 거론되고있다. 하지만 오티즈는 최근엔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기도 해 코칭스탭의 눈을 혼란스럽게 하고있다.

그러나 가장 큰 골치거리는 의외로 오릭스 투수진이다. 야날, 구대성, 가네다, 오구라 등 막강 선발 4명을 앞세워 팀방어율 2위를 차지했던 작년과 달리, 야날은 미국행 비행기를 탔고, 구대성 (1승 4패 4.95)과 가네다도 부상 후유증으로 제 페이스를 보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컨트롤러 요시이 (1승 4패 5.59)와 사이드암 오구라 (2승 2패 4.61)도 좋은 피칭을 보이지못해 4월 오릭스의 선발진은 파행의 연속이었다.

팀에선 이 4명의 선발투수들 말고 대안이 없어 차차 나아지기를 기다리기만 하는 형편이다.현재로선 부진한 외국인타자 1명을 해고하고, 새로운 외국인투수를 찾는 방법도 진지하게 모색할 시점에 왔다.

불펜은 마무리투수 오쿠보의 대책없는 1년짜리 부상으로 하기와라 (1승 1패 2세 2.70), 강속구에 너클커브를 구사하는 신인 가토 다이스케 (1승 2세이브 2.66)가 어렵사리 끌고갔는데, 5월 들어 메이저리그 복귀파 스즈키 마코토가 가세해 조금 안정을 찾을 듯하다.

문현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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