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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 군인공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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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군인공제회가 금융업종에까지 진출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려 금융계가 주시하고 있다.

1984년 2월 군인과 군무원의 복지 향상을 위해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군인공제회는 올해로 설립 20년째를 맞는 동안 관계 회사 10여개에 자산 3조4천억원(2002년 말 기준)을 보유한 '중견 기업집단'으로 부상했다.

◆"창사 이래 최대 흑자"=1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군인공제회가 대주주인 한국캐피탈은 지난 회계연도(2002년 4월~2003년 3월) 결산 결과 89년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인 2백3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매출액은 8백80억원. 같은 업계의 다른 회사들이 대부분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일군 성과여서 돋보인다.

업계에서는 "군인공제회가 2001년 6월에 인수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라고 입을 모은다.

군인공제회는 외환위기 여파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던 중부리스의 지분 83%를 2천5백억원에 인수한 뒤 상호를 한국캐피탈로 바꿨다. 그 전에는 주로 금융회사에 여윳돈을 맡기는 간접투자를 해왔으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자 아예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인수로 눈을 돌린 것.

인수 후 경영은 철저하게 전문 경영인에게 맡겼다. 한국캐피탈 유인완 대표는 서울증권 전무.한일투신운용 대표 등을 역임하며 30여년간 금융계를 지켜온 금융 전문가다.

그는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2월에는 경남리스를 추가 합병하고, 국내 최대 렌털 전문회사인 한국렌탈의 지분 71%를 인수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특히 단순 리스만으론 큰돈 벌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부실 기업.채권을 사들인 뒤 비싼 값에 되파는 일에 적극 나섰다.

이 과정에서 군인공제회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매입 자금을 지원했다. 공제회는 그러나 어떤 기업.채권을 살지는 간여하지 않고 한국캐피탈에 맡겼다.

◆군인공제회=군인과 군무원 14만여명이 월급에서 떼어 매달 3백70억원을 출자한다.

창립 후 19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84년 군납 사업으로 출발했으나 현재는 부동산 개발.보험업.골프장 운영.물류창고.터널 시공 및 운영 등까지 하고 있다. 지난달엔 금호타이어 지분 50%를 인수(가계약)해 재계를 놀라게 했다.

장세정 기자

<사진설명>

서울 도곡동에 1999년 들어선 군인공제회 건물인 '밀레니엄 빌딩'. 지상 32층, 지하 7층의 규모로 최첨단 IBS(Intelligent Building System)로 관리되며 예식장·헬스클럽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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