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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분규 이종정체제로 수습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불교조계종종권분규가 곧 수습뒬 전망이다.
수습의 결말은 이성철종경의 「법통」 을 따르는 방향으로 굳혀가고 있다.
사태수습의 대세를 몰아온 풍차는 조계종총무원 실무간부들과 종단기관지인 「불교신문」·전종회의장단등의 공개적인 봉은사총무원측 지지.
오랫동안 총무원에 몸담아온 조계사측 노사과장들및 불교신문 편집진은 지난주부터 이종정-김서운총무원장 맥락의 봉은사총무원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중이다.
이같은 이종정 종단대표권자 등록을 핵으로한 종단정통성 인정의 대세는 비롯된사건에서 비롯된 종단사태를종권분규로 변질시킨체 3개월여동안 팽팽히 맞서온 양축의 「세력균형」을 깨고 분규종식을 서두르게했다.
한편 황진경총무원장의 조계사측도 이종정측과의 대화돌파구를 마련, 분규수습을 마무리지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분규종식을 재촉한 또하나의 촉매제는 지난9일 정식발족한 전국 교구본사 자지연합회의 결의-.
속리산 법주사에서 모인 본사주지연합회의 중요 결의내용은▲종단 정상화때까지 양측총무원 어느쪽에도 교구의 총무원 분담금을 일체 내치 않는다▲금년도 수계산림은 각본사별로 개최한다는것 등이다.
분담금 동결의 배경은 양측의 법정소송 비용 재원을 봉쇄, 분규를 하루속히 종식시키기 위한것이다.
특히 본사주지들이 요망하는 「종단 정상화」 는 봉은사총무원도 일부 학인승려및 청년신도의 배후 영향력이 완전 제거되지 않는한 「정통성」을 인정할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져 크게 주목되고 있다.
오연원스님 (직지사)과 김월재 (불국사)·송명진스님 (해인사) 등 교구본사주지연합회 회장단은 15일 문공부 당국자를 방문, 이같은 결의내용을 전했다.
분규수습의 마지막 교착점이 되고있는 문제의 핵은 본사주지들이 명쾌하게 지적한 봉은사총무원의 배경세력 정비.
「배경세력」 이란 신흥사승려살인사건-황원장 체제의 인책, 퇴진요구-교종농성법회-전국승려대회등의 종단사태에서 전위적인 행동을 전개해왔고, 현재는 봉은사총무원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있는 청년불교도연합회·승가대학·대학생불교연합회·불교사회문제연구소등의 일부 관계자들을 뜻한다.
종단 여론과 조계사측의 주장은 이들 청년승려및 신도들의 공분과 교종행동까지는 충분히 이해하나 이들이 보계종단의 종권을 담당한다거나 정화·개혁추진의 주체가된다는것은 종단의 기강문제와 지도력등에 비추어 용납될수 없다는것.
따라서 현재의 종단 대세는 이종정 임명의 김서운 총무원장까지를 법통으로 이정, 봉은사 총무원을 중심으로 사태를 수습해 나가되 일부 청년승려·신도의 영향력은 절대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거듭된 혼미속에서 얽히고 설키며 종권분규로 변질된 조계종 비상사태는 한마디로「추태」 의 연속이었다.
종권다툼의 살인극을 빚은 신흥사사태가 던져준 근본 명제와 국민여망은 단순한 인책퇴진이나 누가 종권을 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본원적인 승단정화와 불교제도개혁이었다.
마땅히 퇴진해야할 분명한 사리인데도 버티고있는 조계사측이나 정화·개혁을 뒤로한 잿밥생각의 종권장악에 집착한 봉은사측 작태는 모두가 세인의 빈축과 지탄을 받고있다.
양측에서 서로가 종권의 법통을 인정받겠다고 세속법정에 제소한 송사는 10건에 가깝다.
이게 「총무원장집무집행방해정지」가처분신경으로 맞서있던 양측 종권분규의 대결도 조계사측의 패소로 법정판결이 내려졌다.
이종정의 종단대표권을 인정,봉은사총무원으로 종권을 수렴한것은 사태수습과정에 발생한 한가지 부작용의 치유에 불과한것이다.
본격적인 수습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조계종비상사태는 다시한번 폭넓은 종단안팎여론의 공약수를 찾아 정화·개혁주체세력을 전혀 새롭게 구성해야할것같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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