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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가리 찢긴 한국 사회 '역동적 균형'으로 통합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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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역동적 균형'. 물리학 이론이나 동양철학의 음양론에서 많이 쓰이는 이 용어가 한국이 선진 사회로 나아가야할 좌표로 제시됐다. 광복60주년기념사업회(위원장 강만길, 집행위원장 한상진)가 국정운영에 적극 반영할 것을 목표로 주최하는 종합학술포럼(총 4회)의 대주제다. 이 포럼의 3차 대회가 '사회통합과 균형성장'을 주제로 28일 오후 1시부터 6시 20분까지 전주 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열린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소장 이재열)와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소장 송기도)가 공동으로 주관한다.

'역동적 균형'은 '균형'과 어떻게 다른가. '역동적'이란 형용사가 뭔가 있어 보여서 그렇지 실제 의미는 복잡하지 않다. 둘 다 빈부.이념이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사태를 풀기 위해 나온 전략적 개념이다. 그런데 그냥 균형만 얘기하면 기계적 균형으로 귀결될 수가 있다. 기계적 평준화의 폐해를 막아보려고 붙인 수식어가 '역동적'인 셈이다.

이재열 소장은 "정부가 일방적 조정역할을 맡는 기계적 균형으론 21세기 복잡성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어느 한 쪽으로 치우쳐 있더라도 다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탄력이나 복원력을 갖춰야 역동적 균형의 상태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탄력이나 복원력이 정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정부와 시민사회의 협치(協治)속에 있다"고 강조한다.

4차 대회는 '삶의 질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제로 11월 2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릴 예정. 이에 앞서 1차 대회가 '민주정치와 균형외교'(10월 14일)를 주제로 열렸다. 2차 대회는 '새로운 성장 동력과 균형발전'(10월 21일)을 주제로 대구사회연구소(소장 윤대식)가 주관했다.

4차례 포럼은 정치.외교, 경제, 사회통합, 삶의 질로 나눴다. 한국 사회가 선진 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추구해야 할 역동적 균형을 분야별로 찾아 보자는 취지다.

이번 3차 대회에서 한상진(서울대.사회학) 교수가 기조강연에서 이 포럼을 기획한 의미를 밝힌다. 제목은 '한국사회의 균열구조와 생산적 제3의 길'.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보면, 그는 먼저 사회경제적 차원의 빈부 양극화와 정치사회적 차원의 이념 양극화 양상을 두루 지적한다. 그후, 진보와 보수의 논리가 팽팽히 맞선 현상황을 생산적 방향으로 타개해 나갈 제3의 길을 모색한다. 한 교수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느 일방의 완승이 아닌 상호공존과 상생의 길을 찾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내가 말하는 생산적 제3의 길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사회적 협의 또는 합의체계를 의미하며,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못지않게 시민사회의 고유한 기능과 협력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조정 기능은 인정하되, 정부와 시민사회가 명령으로 작동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협력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선 '지방화 시대의 과제와 전망'(송기도 교수 .전북대 정치외교학), '노사 파트너쉽과 일자리창출'(최영기 한국노동연구원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한국형 사회복지의 실험과 패러다임 전환'(김상균 교수.서울대 사회복지학), '젠더 재구조화와 양성평등'(심영희 교수.한양대 사회학) 등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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