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유근군이 발명했다던 '공기 정화기' 알고보니 중소기업 제품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송유근군이 24일 인하대에서 문제의 장비를 시연하는 모습. 당시 아버지 송수진씨가 "유근이가 그간 사회로부터 받은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과학이론을 토대로 고안한 공기 정화기"라고 소개한것으로 전해졌으나 26일 한 중소기업은 송씨가 빌려간 자사의 공기측정장비라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여덟 살 영재로 인하대 입학이 확정된 송유근군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연한 장비는 당시 '송군이 발명한 공기정화기'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한 중소기업에서 만든 공기측정 장비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10월 25일자 13면>

그날 현장에 있던 취재진과 인하대 관계자들은 "송군 아버지 송수진씨가 '유근이가 국민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고안한 공기정화기'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인 제이씨테크놀로지스 측은 송씨가 21일 오후 회사를 찾아와 연구원들이 만들어 놓은 장비를 빌려갔다고 26일 알려왔다.

이 회사의 노만균 박사는 "이 장비는 아크릴 박스에 센서를 붙인 단순 기기로 우리 회사가 특허를 낸 공기정화 원료물질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를 측정하려고 석 달 전에 만든 것"이라며 "같은 것이 두 개 더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송군을 지원하기 위해 한달반 전 2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하면서 송씨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 박사는 "송씨가 '앞으로 유근이와 함께 이명박 서울시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공기정화 물질을 설명해 서울 지하철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공기측정 실험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측정 장비가 필요하다고 해서 이를 빌려주고 공기정화 원리도 설명해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송씨는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은 처음이어서 분위기에 휩쓸려 장비에 대해 잘못 표현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며 "유근이가 대학에 입학하면 광합성을 이용한 공기청정 기술을 연구하겠다는 포부가 있어 이를 설명하기 위해 장비를 시연해 보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