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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등 가구 우리몸에 안맞는 것 많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사용자들의 신체적인 특징을 무시한채 만들어져 사용때 불필요한 동작을 강요하거나 사용자의 건강을 해칠우려가 있는 생활용품들이 많다.
특히 우리의 생활공간을 메우고 있는 의자·책상·식탁·옷장등 가구류에 이같은 경우가 많아 국민건강의 측면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활의 과학화부재라고 요약될수 있는 이같은 문제점의 원인은▲제품생산때 인간의 생체구조와 국민표준체위등에 근거한 인간공학적인 고려가 부족한데다가▲제작자들이 영세한 규모로 난립해 일정한 제작기준 없이 제작하는 실정이고▲소비자들도 제품의 기능적인 측면보다는 모양이나 가격등을 더욱 중시하는 소비풍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선진외국에서는 2차세계대전중 미국에서 무기체계와 기능의 효율화를 위해 성립된 인간공학을 소비자보호측면에서 강조, 생활의 과학화가 보편화된 실정이다. 지난해3월 창립된 대한인간공학회의 한상덕부회장(52)으로부터 우리나라 가구의 실정을 인간공학적인 측면에서 파악해본다.
인간을 둘러싼 기계류를 인간중심으로 조직해 활동의 능률화와 건강한 생활을 추구하는 인간공학적인면에서 보면 가구류중 가장 중요한것은 의자다. 서거나 눕거나 앉는 인간의 생활자세중 의자에 앉는 비중이 점차 늘고 있으며 따라서 인간의 자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것이 의자이기 때문이다.
의자의 가장 큰 기능은 척추를 받쳐주는 것이다. 실제로 서거나 누웠을때보다 앉았을때가 척추의 부담이 가중되며 따라서 의자는 바른자세와 더불어 신체의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인간공학자「내거머슨」씨의 실험연구에 따르면 체중70㎏인 사람의 제3요추에 걸리는 중력은 누웠을때 25㎏, 서있을 때 1백㎏, 앉았을 때 1백30㎏으로, 앉았을때가 가장 큰것으로 나타났다.
또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도 1평방㎝당 모로누웠을 때 1.3㎏, 서있을때 2.1㎏, 앉았을 때 2.3㎏, 서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을때 4.4㎏으로 나타났다.
자세의 변화에 따른 요추와 추간판에 부가되는 압력의 변화는 인간공학에 근거한 의자설계의 과학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신체조건에 맞지않는 의자를 사용했을 때는 요통·척추뼈마디부종등을 유발하기도하고 상체와 하체에 무리한 부담을 줘 피로를 가중시키거나 침착성과 시력등을 약화시키는등 신체와 정신에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한씨에 따르면 인간공학적으로 우수한 의자란 생체계측을 토대로 설계돼 규격이 사용자의 몸에 적합하도록 적당한 높이와 탄력등을 가져야한다는것.
등과 둔부를 배면에 붙이고 장딴지와 의자사이를 손바닥 두께로 띄어 앉았을때 무릎이 90도 각도를 이루고 발바닥을 바닥에 편안히 놓을수 있는 의자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또 좌면은 판판하면서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은것이 체중을 고루 분산시킬수 있어 좋고, 배면의 각도는 1백10도이내인것이 적당하다는 것. 이러한 기준으로 볼때 우리나라 성인의 표준체격에 맞는 의자는 좌면의 높이가 38∼41㎝정도가 알맞다.
공엄진흥청은 지난79년 국민표준체위조사를 토대로 연령에 따른 11의 의자규격을 마련했다.
그러나 한씨가 최근에 일반판매업소 l백곳을 조사한바에 따르면 현재 판매되고 있는 의자는 공업진흥청의 기준을 벗어나 문제점이 많은것으로 나타났다.
시판되는 의자는 좌면높이가 성인표준체격기준에 2∼3㎝씩「벗어나 37.5∼44㎝였으며 그나마 상·중·하 크기로만 구분돼 어린이들이 사용하는데 문제점이 많았으며, 좌판의 중앙부가 돌출되고 단력성이 너무많아 쉽게 침몰돼 척추에 무리를 줄 위험이 많은 것들이었다는 것이다.
또 책상이나 식탁등의 선택도 인간공학적인 측면에서보면 의자를 먼저 선택한후 그것에 맞추어 선택해야 한다. 책상이나 식탁의 높이는 의자에 앉았을때 좌고의 3분의1정도가 의자보다 높은것이 알맞다는 것.
한국성인표준에서는 식탁이 68㎝, 책상이 70㎝정도가 된다.
그러나 현재 판매되고 있는 책상등은 이러한 기준을 무시한채 획일화되어있으며 소비자도 책상이나 식탁을 먼저 선택하는 관습이 문제라고 한씨는 지적한다. <이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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