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애인보다 날 더 잘 아는 페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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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좋아요` 패턴만 분석해도 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중앙포토]

“인공지능(AI)과 데이트하는 영화 ‘그녀(Her)’의 이야기가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연구센터 데이비드 스틸웰 부소장의 말이다.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데이터 분석 결과가 친구나 동료, 심지어 배우자보다 한 사람의 성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수천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를 모집해 이들을 대상으로 심리 테스트를 실시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자신의 성격과 관련한 여러 질문에 ‘좋아요’를 표시하도록 했다. 동시에 이들 지원자의 친구·가족 1만7000여 명에게 지원자들의 성격이 어떤지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친구나 가족이 답한 지원자의 성격보다 ‘좋아요’를 분석한 결과가 실제 지원자의 심리 테스트 결과와 더 일치했다. 최소 10개의 ‘좋아요’만 분석해도 직장 동료보다 지원자의 성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었다. 친구는 70개, 가족은 150개의 ‘좋아요’면 충분했다. 심지어 300개 이상의 ‘좋아요’ 패턴을 분석하면 배우자보다 지원자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스틸웰 부소장은 “SNS 데이터를 분석하면 해당 이용자의 IQ, 정치적 성향, 약물 사용 여부, 성적 지향은 물론이고 어렸을 적 부모의 이혼 여부 등과 같은 특성까지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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