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경영서 물러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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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9호 18면

신격호(93)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동주(61·사진)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내 모든 임원직에서 물러났다.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는 지난 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는 내용을 승인했다고 9일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말 롯데 부회장,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에서도 해임됐다.

“신격호 회장 뜻 반영” 일본 사장과 충돌설도

롯데그룹은 사퇴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와 교류가 거의 없다 보니 지금의 상황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간 한국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의 활동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주로 일본 롯데의 경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최근 2년간 한국 롯데의 핵심 기업인 롯데제과의 주식을 사들이며 한국 롯데를 책임지고 있는 동생 신동빈(60) 회장과의 지분 격차를 좁혀왔다. 재계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후계구도를 어지럽힌 신 전 부회장에게 경고성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롯데의 실적 부진이 해임 사유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3년 기준으로 일본 롯데의 매출액은 5조7000억원으로 한국 롯데 매출(83조원)의 약 15분의 1 수준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동안 신 전 부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72) 롯데홀딩스 사장의 경영 방침이 충돌해왔다”며 신격호 총괄회장이 결국 일본인 전문경영인의 노선을 지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롯데 역시 신동빈 회장이 경영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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