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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마늘농가 모처럼 '함박웃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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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의성군의 마늘 농가들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마늘과 김치가 좋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마
늘 가격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치솟는 가격=전국 최대의 '한지형' 마늘 주산지인 의성군에선 요즘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마늘 상품(上品) 기준 1㎏의 가격이 3천5백원선으로 바닥세였지만 요즘 6천~8천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생산한 마늘의 재고량이 거의 바닥다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다음달 중순께 수확을 하는 햇마늘에도 여파는 그대로 미치고 있다.

아직 다 자라지도 않은 마늘을 밭떼기로 사들이는 도매상 등 수집상들이 뻔질나게 농가를 방문하고 있다. 밭떼기 거래가는 상품 마늘밭 한마지기(2백평)의 마늘 가격이 2백50만~2백70만원. 지난해 2백만원 보다 25% 이상 오른 가격이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수확을 한달 정도 앞둔 5월 중순께부터 밭떼기 상인들이 찾았지만 올해는 3월부터 상인들이 줄지어 마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경작면적이 6㏊나 늘어난 데다 예년과 달리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한 상태도 아니어서 농민들은 사스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가격이 폭등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경작 면적 2천평에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김상권(35.의성군 농민회 사무국장)씨는 "사스에 마늘이 좋다고 알려지면서 토종마늘의 대명사격인 의성마늘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햇마늘 가격도 이 정도면 농민들도 한시름 덜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3월 이후 비가 잦아 농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부에서 잎이 누렇게 마르는 병해가 발생했다. 논에 마늘 농사를 짓는 탓에 비가 많이 오면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의성군 관계자는 "수확기인 다음달 중순까지 2~3차례 많은 비가 내리면 수확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말했다.

가격 폭락이나 농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여 마늘의 상한가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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