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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가전 업계에 진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우가 가전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대우는 27일 대한전선의 전자·전기사업부문을 1천5백억 원에 인수키로 대한전선 측과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국내 가전 부문은 이미 선두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금성에 대우가 추가되어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의 대한전선인수상담은 고교동문인 김우중·설원량 양회장 간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때 대한전선은 현대에서 인수한다는 소문도 있었다.
김우중 회장이 대한전선의 인수를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은 지난해 말. 김회장은 지난 연말 리비아로의 출국을 앞두고 가진 해외 지사장 회의석상에서 『내년도 그룹 경영의 전략업종운 자동차·조선과 함께 가전이다. 그간 대우는 전자제품을 많이 수출해 왔지만 우리가 직접 만들지는 못했다. 앞으로는 우리가 직접 전자제품을 만들어 내다 팔도록 하자』며 가전 진출을 처음 언급했다.
대우는 이미 지난 71년 설립, 현재 자본금 95억 원 규모인 카세트·라디오메이커 대우전자를 계열기업으로 갖고있다.
대우는 대한전선을 인수해도 당분간은 수출에 주력하고 내수는 시장 점유율을 20%선에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이미 아프리카 몇몇 나라로부터 가전 플랜트 수출교섭을 받아놓고 있기도 하다.
가전 사업은 본래 대리점조직, 끊임없는 연구개발등으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업중이다.
설회장도 김회장에게 대한전선의 인수 이야기를 꺼내면서 『우리는 삼성·금성에 자금과 연구에서 졌다』고 토로한다.
대한전선은 지난 55년 고 설경동 씨가 당시의 조선전선을 인수 설립, 70년대 이후 삼성· 금성과 함께 「가전3사」의 위치를 지키며 국내 가전 시장의 약2O%를 점유해 오던 업체. 현재는 독과점 사업인 전선사업부와 가전 사업부가 각각 절반씩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가전 쪽에선 삼성· 금성에 현저히 뒤져 전선 쪽에서의 흑자로 간신히 적자를 메우고있는 실정이다.
81년 말 현재 납입자본금 3백39억9천만 원, 총 자산 3천68억 원, 부채2천5백81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84·1%에 달하는 대한전선은 지난해 2천8백억 원 매출에 약10억 원의 흑자를 냈다.
또 전자부품 메이커인 오리온전기 등 계열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대한전선그룹 전체의 81년도 매출총액은 4천3백5억 원으로 국내랭킹16위였다.
그러나 81년 현재 TV는 19·3%, 냉장고22·6%, 세탁기 11·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해 삼성·금성에 현저히 뒤진 가전 쪽은 지난해에 다시 삼성·금성의 치열한 경쟁 속에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 가전을 계속 안고 갈 경우 그룹전체의 부실을 걱정한 설회장은 부친에게 물려받은 가전을 놓아버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에 대우가 인수하기로 한 것은 대한전선의 흑자부분인 전선사업부를 제외한 가전 사업부와 그 계열기업(오리온전기) 이다.
대우와 대한전선 측은 다음주부터 인수기업의 자산평가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충 규모는 약1천5백억 원정도로 윤곽이 잡혀 대우는 대한전선의 부채 중 1천4백억 원을 떠맡고 나머지 1백억 원은 현금을 주고 대한전선의 가전 사업부를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자산평가 작업이 완전히 끝나는 대로 곧 기존 대우전자가 인수한 대한 전선을 매입, 회사를 확장시키며 또 가까운 시일 안에 반도체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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