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씨 딸 출전하려던 승마대회 취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윤회씨 국정 개입 의혹 문건을 놓고 검찰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씨의 딸이 출전할 예정이던 전국 승마대회가 취소됐다.

 대한승마협회는 이달 18일부터 사흘간 열기로 한 ‘추계 전국승마대회’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대회에 정씨의 딸은 마장마술 부문에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경기 자체가 취소되는 바람에 출전도 무산됐다.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지도부 회의를 거쳐 대회 자체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어제(8일) 받았다”며 “갑자기 날씨가 추워진 데다 최근 승마계 상황이 복잡해져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국승마대회가 취소되는 바람에 올해 더 이상 남은 경기가 없어 정씨의 딸은 마장마술 분야 연간 기록 총점이 3741점으로 국내 1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승마계 관계자는 “최근 비선 실세 논란으로 언론과 정치권에서 정씨의 딸을 비롯해 승마협회를 주목함에 따라 대회 개최에 부담이 된 게 사실”이라며 “마장마술 부문의 경우 선수층이 얇아 하나둘 출전을 안 하기 시작하면 대회에 참가할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1일부터 열리는 제44회 전국학생승마선수권대회 역시 마장마술 S·A클래스 경기를 예고했으나 출전 선수가 없어 종목 자체가 사라졌다.

 한편 정씨의 딸은 2015년 이화여대 수시모집에 체육특기자로 합격했다. 이화여대는 기존 11개였던 체육특기자 지원 가능 종목을 올해 23개로 12개 종목을 추가했다. 정씨의 딸은 이화여대에 첫 승마특기생으로 합격하는 기록을 세웠다. 모집요강 변경으로 추가된 12개 종목 중 합격생을 낸 종목은 승마가 유일하다. 이화여대 측은 “특정 종목만 포함시킨 게 아니라 체육계의 요청에 따라 대한체육회 산하 23개 종목을 모두 (지원 가능 대상에) 포함시켰다”며 “입학 모집요강을 변경하려면 사전 예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 2012년 대학교육협의회에 보고한 뒤 승인받은 것으로 이번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지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