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짝퉁에 멍드는 한국 기업들] 한국 드라마·영화도 '해적판' 판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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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류 문화 콘텐트도 짝퉁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 드라마.영화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해적판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막스만에 따르면 홍콩.상하이.광저우.선전 등 4개 도시의 DVD 판매상 63개소 중 90%인 57개소에서 '대장금' '파리의 연인' '다모' 등 인기 한국 드라마의 해적판 DVD를 팔고 있었다. 선전의 한 업체는 대장금 DVD 5000개 이상을 갖다 놓고 개당 4위안(600원)을 받았다. 정품은 1만원 이상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방송사 등 저작권 보유 업체들은 단속이나 고발 조치 등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륙의 이용구 지식재산권 전담 변호사는 "저작권자가 현지 단속을 하지 않으면 정품 수입업자들이 피해를 본다"며 "그 때문에 지식재산권 보호 활동을 하지 않는 저작권자들은 수출입 계약을 할 때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게 국제 관례"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류 열풍이 불면서도 오히려 영상물 수출 가격은 떨어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KOTRA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한류 드라마의 비디오 판권 가격은 지난해 가을에 비해 50%가량 떨어졌다.

국내 한 방송사는 지난해 상하이의 영상배급사와 드라마 수출 협상을 벌이던 도중에 해적판이 나돌아 협상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일본 방송사들은 1990년대 후반 공동으로 해외 지식재산권 관리업체를 지정한 뒤 해외에서의 해적판 적발 활동 등을 전담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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