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윤창번 사장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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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나로텔레콤 윤창번(사진) 사장이 12일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하나로텔레콤에 따르면 윤 사장은 11일 밤 주요 주주들이 모인 자리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주요 주주들은 윤 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은 조만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후임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며 당분간 권순엽 수석부사장이 사장 직무 대행을 한다.

외자유치 등으로 하나로텔레콤의 사업 기반을 다졌던 윤 사장이 임기 1년을 남겨 두고 중도하차한 것을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올 들어 회사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들어 구조조정을 줄기차게 요구하는 외국인 주주와 충돌을 빚고 퇴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윤 사장은 2003년 8월 사장 취임 뒤 임직원들에게 인위적인 감원 등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하나로텔레콤의 주가가 계속 약세를 보이는 것도 윤 사장의 입지를 좁혔을 가능성이 있다. 12일 하나로텔레콤 주가는 2003년 뉴브리지와 AIG 등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입 가격인 3200원을 밑도는 2745원을 기록했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은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 흑자를 냈고 두루넷을 인수하는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주력 사업인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 LG계열사인 파워콤이 최근 진출해, KT 등과 3파전을 벌이게 됐고 시내전화 사업에선 KT의 벽을 넘지 못하는 등 풀어야 할 경영 부담이 적지 않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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