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전북대학교 맡은 조영빈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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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전북대출신임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졸업생을 배출하겠읍니다』
조영빈총장(52)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의욕에 찬 신임포부를 펼쳐 보였다. 저력이 엿보이는 저음.
재직26년간능 전북대교단에서 보낸 「전북대인」이다.
『연구실에서 뛰어난 업적을 쌓으며 훌륭한 학자가 되려했는데….』 교무처장·학장등 행정직을 그동안 많이 맡아 이제 빠져나갈 수 없게 된 것 같다고 조총장은 소감을 말하면서 웃었다.
조총장의 「총강론」은 소박하면서도 가장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있었다.
『교수와 학생이 열심히 공부 할 수 있는 여건조성은 앞으로 내 일의 전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야에서나 기초과학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학문적 기반을 다져놓는 일에 연구와 교육활동의 주안점을 두겠읍니다.』 오늘과 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사회에서는 인문·사회·자연과학 할 것 없이 기초과학에 대한 튼튼한 무장이 대학교육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어야 한다고 했다.
『학생은 한 과목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관련분야의 기초학문과 씨름하고, 참고도서를 읽어야 합니다. 교수들의 활동이 교실에서의 강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많은 책을 읽게 지도하도록 하겠읍니다.』 「평면적 강의」가 아니라 깊이 있는 강의와 충실한 강의, 그리고 강의의 질적수준향상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참이라고 했다.
이 일은 결코 『총장 혼자 힘으로만 되는 것은 아니지요. 교수·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힘도 빌겠읍니다.』 공식적인 접촉은 물론, 여러 가지 비공식 접촉 기회도 만들어 의견을 듣고 협조를 구하겠다는 구상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규제가 너무 많아 소심해져간다는 반성도 없지 않다. 조총장은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관점이 명쾌하다.
『대학에서 총장의 재량권은 생각보다 큽니다. 외부의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스스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읍니다. 졸업정원제가 큰 부담인 것 같은데 시행세칙을 대학의 지혜로 잘 짜야지요. 취직과 직결된 공부만 하는 소시민기질이 팽배해간다는 반성도 없지 않지만 기초분야의 연구와 교육을 강화해 나가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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