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박 당권 3파전 … 김부겸 도전 여부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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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비상대책위원이 19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아래 왼쪽은 정세균 비대위원, 오른쪽은 우윤근 원내대표. [뉴스1]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날짜를 확정했다.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문희상)는 내년 2월 8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를 서울 올림픽체육관에서 연다고 밝혔다. 81일간의 레이스다.

 당내에선 링 위에 오를 후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현재로선 문재인·정세균·박지원 의원으로 대표되는 ‘빅3’가 당 대표 자리를 놓고 맞붙을 공산이 크다. 김영환 의원 등 일부에서 문 의원이 출마할 경우 계파 싸움이 커질 수 있다며 불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아직까진 소수다. 문 의원도 이번에는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주변에 밝히고 있다.

 문 의원은 지난 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때는 외부에서 들어와 당과 일체화되지 않은 상태의 후보였다”며 “이번엔 우리 당의 혁신을 중심으로 놓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의 측근은 “예산정국이 끝나면 분명해질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당의 운명을 책임진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문 의원과의 정면승부를 마다하지 않는다. ‘투트랙’(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해 따로따로 뽑는 분리선거)인 현행 룰을 ‘원트랙’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자 “룰을 바꾸는 것은 뭔가 속내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주자의 당권 도전을 막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럼 소는 누가 키우느냐”고 받아쳤다. 그는 “내가 역대 당 대표 중 유일하게 2년 임기를 마쳤다”고 강조한다. 정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정 의원이 2012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4위에 그친 뒤 절치부심(切齒腐心)했다”며 “전대에 정치인생을 걸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문 의원과 각을 세운다. 당초 전대 룰 변경에 힘을 싣다가 최근엔 “대선후보는 출마해선 안 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선 “집권을 위해 당권과 대권이 분리돼야 한다. 이는 친노와 반노의 문제도, 문재인과 박지원의 대결도 아니다”라고 했다. 박 의원의 지지기반은 호남과 구 당권파다. 최근엔 “호남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당에 대한 불신이 크다”며 친노를 적극 견제하고 있다.

 빅3 승부의 변수는 제4후보의 등장이다. 당내 전략가들 사이에선 “빅3에 대항할 유일한 카드는 대구의 김부겸”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데다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지역구도에 맞서 왔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자체 조사에서 김 전 의원이 제4 진영의 단일후보로 출마할 경우 합종연횡 결과에 따라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 정작 김 전 의원은 “여러 사람의 말을 듣고 있지만 아직 결정할 여력이 없다”고 뜸을 들이고 있다. 다만 “분명한 건 경선이 친노와 비노의 대결이 될 경우 당이 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고위원 선거를 놓고는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민집모)에서 김영환·김동철·조경태 의원이, 486그룹에선 이인영·우상호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여성으로는 추미애 의원과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이름도 거론된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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