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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레코딩 회사 '오션웨이' 임지오 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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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워너브러더스.디즈니.소니 등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녹음시설이자, 마이클 잭슨.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유명가수의 단골 레코딩 회사인 오션웨이(OW.회장 앨런 사이드).

미국 굴지의 레코딩 회사 OW가

한국 문화콘텐트(CT) 산업의 파트너로 성큼 다가서고 있다.

연초부터 한국에 '오션웨이 이스트(OWE)' 설립을 준비해온 OW는

다음 주 국내기관과 잇따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과기부 산하 과학기술협력재단과 함께 '국립음향과학연구소' 설립을 위한 MOU, 한국영상산업진흥원(원장 유균)과 OWE 설립협조를 위한 MOU 체결 등이다. 한국 진출 작업의 주인공은 OW의 임지오(38.사진) 해외담당이사. 부산 출신으로 미국 워싱턴대.뉴욕주립대 등에서 영화제작과 연극을 전공한 뒤 1999년부터 OW에 근무해왔으며, 사이드 회장과 친분이 두텁다. 그는 "OWE를 통해 IT강국 한국의 문화산업에'황금의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낯선 이름인 OW와 OWE부터 설명해달라.

"1952년 설립됐다. 할리우드 음향시절 중 으뜸이고, 사이드 회장은 '황금의 귀'로 통한다. 이들은 IT산업이 발전한 한국이야말로 문화산업의 좋은 토양으로 보고 있고, OWE를 키워 아시아의 거대시장에 함께 나가자는 전략을 갖고 있다."

-사이드 회장 등은 본래 한국에 앞서 일본.필리핀에 관심이 있었던 걸로 안다.

"내가 그의 마음을 돌렸다. 지난해 말 로스앤젤레스에서 창설한 재미영상미디어전문가 모임(KORE)이 계기가 됐다. 미국 내 주류 문화산업에서 활동하는 젊은 교포들이 모여 고국에 무언가 도움을 주자는 것이다."

-당시 방미 중이던 노무현 대통령도 그런 발언을 했던 걸로 안다.

"노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리를 만나 문화산업에서 한국인력과 미국기술의 결합을 역설했다. 고무된 우리들은 그 다음날 난상토론 끝에 오션웨이 이스트 프로젝트의 뼈대를 만들었다."

-그동안 한국에서 접촉한 기관은 어느 곳인가?

"문화부.과기부를 포함, SK.삼성 등 기업체를 두루 만났다. 내가 확인한 것은 문화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지목하면서도 막상 사운드의 중요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한 곳은 드물었다는 점이다."

-그 분야가 경쟁 없는 고부가치 영역이라는 걸 이제 겨우 인식하는 단계에 있는 게 한국이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의 예를 들어보자. 충무로 영화판 사람들은 후반작업(영화에 사운드트랙을 입히는 음향과 편집작업)에서 크게 뒤진다. 다 알듯이 현재는 거의 포기 단계다. 그래서 중요한 영화의 경우 미국 호주 등에 작품을 갖고나가 작업한다. 그림을 만드는 기술은 뛰어나지만, 영화의 최종 완성 단계에서 뒤진다."

-비유컨대, 음향작업이란 것은 문화산업에서 화룡점정의 효과일까?

"그렇다. 정교한 음향이 필요한 HD TV와 TV광고도 사정은 똑 같다. '스타워즈'의 제작자 조지 루카스의 말을 빌리자면, 영화의 50% 이상이 음향이다. 루카스는 영화관 음향시스템인 THX를 개발해 연 50조원 로열티를 받는다. 세계 오디오 시장규모는 연 700조원이다. HD TV.광고. 영화.DVD.음악다운로드 등 문화산업에서 음향을 빼면 남는 게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임 이사는 "한국 영화인들과도 접촉했으나, OW 상륙에 기대와 함께 막연한 피해의식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면서 OW의 목표는 한국 시장 잠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이를 함께 키우면서 한국 문화산업물의 할리우드 등 외국 진출을 위한 채널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조우석 문화전문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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