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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련의 트렌드 파일] 나눌 줄 아는 기업에 소비자들 후한 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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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는 어디 있지? 블랙스포트 운동화.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대표적 기업인 명단에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잭 웰치(GE 전 회장) 등이 있다. 특히 빌 게이츠는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중 3명의 자녀를 위해 1000만 달러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발표해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실제 25조원을 본인이 출연한 빌앤멜린다 재단에 기부, 후진국의 질병 치료, 교육 발전 등에 지원하고 있다.

IBM 비즈니스컨설팅이 발표한 '2010 세계 소비형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할 때 기업의 윤리적 신념과 기업에 대한 선호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는 이미 45%가 넘는 소비자들이 윤리를 중시하는 소비자로 간주될 정도다. 즉 착한 기업, 존경하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려 하는 성향이 커진다는 얘기다.

셀린(Celine)은 클라우디아 시퍼, 요르단 왕비 등 유명인들이 직접 캔버스에 그린 그림으로 만든 핸드백 등을 제작, 자선 경매에 내놓고 행사를 펼치고 있다. 셀린은 지난해 12월 한국에서도 자선경매를 주최했는데 각계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해 얻은 수입금을 난치병 어린이들을 위한 기금으로 내놓았다. 루이뷔통도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기업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시장에서 독점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나이키에 대항해 만들어진 것이 블랙스포트 운동화(blackspotsneakers.org)다. 이 움직임은 윤리적 가치와 소비자의 권리를 표현하는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블랙스포트는 로고를 배격하는 의미에서 로고를 지운 디자인을 표방한다.

우리나라 기업 중에도 세계적 반열에 올라선 기업이 상당수 있고 세계적 부호 리스트에도 국내 기업인의 이름이 등장한다. 최근 삼성전자가 클린턴 전 대통령과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비롯, 미국 4대 유통업체와 스포츠 스타, 가수 등이 펼치는 미국 내 최대 자선 행사인 '희망의 4계절 '을 주최, 착한 기업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이는 바로 실질적인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캐나다로까지 이런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는 상류층 소비자일수록 자선활동에도 적극 관심을 보인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활동을 주시하고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점점 더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예인의 인기에 편승한 단기적인 마케팅 전략보다 적극적인 사회 환원을 통해 더불어 사는 기업의 이미지를 주는 것이 장기적 기업 성장에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다.

㈜아이에프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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