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참한 사회상 북한의 음어들|누룽지는 『고급과자』 당원증은 『개꼬리표』|강제학습 노동 『열병』 당 앞잡이는 『메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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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제네바29일=연합】 엄격한 감시망을 갖고 있는 북한사회에서도 주민들끼리만 주고받는『민간통신수단』(은어)이 있는 것으로 서독의 북한문제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북한내부생활』이란 제목이 붙은 이 보고서는 북한하류층 주민들간에 소통되는 은어를일일이 열거하면서 『이 은어는 바로 북한주민생활의 실상을 대변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나타난 은어들을 갖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고급과자』=누룽지.
『고급과자로 배를 채웠다』는 말은 『밥을 못먹고 누룽지만 먹었다』는 뜻임.
▲『돼지물무우국』=돼지고기 없이 무우만 들어있는 국.
▲『야채쌀식탁』=우거지와 야재를 넣어서 지은 밥.
▲『딸그락 딸그락』=숟가락으로 남비 밑에 붙어있는 밥알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남비 긁을때 나는 소리.
▲『깍깍』(까마귀우는 소리)=인민법원소식.
▲『열뵹이 퍼지고 있다』=엄격한 감시를 받는 하층주민들이 강제로 집중 학습노동을 받을때 쓰는 말.
▲『인생무상』=사상을 시험받을 때 씀.
▲『49번』=『좋지 않은』출신성분 때문에 강제로 이주된 주민을 말함.
▲『개 꼬리표』=목에 걸고 다니는 당원증.
▲『메뚜기』=당에 대한 충성을 과시하기 위해 주민을 못살게 구는 당원, 또는 바보나 멍텅구리를 뜻함.
▲『아궁이』=당 간부들만 다니는 공산당대학.
▲『3백g인생』=아기를 낳아 쌀을 3백g 더 받는 것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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