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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쇼핑 불 밝히는 할인점·백화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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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지난달 30일 오후 7시20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1층. 액세서리.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이곳이 20~30대 여성 고객으로 붐볐다. 신세계 강남점이 지난 3월부터 영업 마감시간을 오후 7시30분에서 8시로 30분 늘리면서 새롭게 생겨난 풍속도다.

신세계의 남윤용 과장은 "영업 시간 연장 이후 퇴근길에 여성 직장 고객이 늘었다"며 "특히 패션 잡화와 식품의 저녁 매출이 연장영업 전에 비해 4~5%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백화점.할인점들이 잇따라 영업시간을 30분~1시간씩 각각 늘리면서 쇼핑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서울 강남점과 영등포점의 영업 마감시간을 30분 늘렸으며,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킴스클럽은 1일부터 일부 점포의 영업시간을 30분~1시간씩 늦췄다. 이에 따라 백화점은 영업 마감시간이 오후 8시로, 할인점은 오후 10시30분(또는 11시)으로 연장됐다.

◆늘어나는 야간 쇼핑족=젊은층을 중심으로 '올빼미 쇼핑족'이 크게 늘면서 쇼핑시간도 점차 늦어지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킴스클럽 강남점은 지난달 21~27일 일주일간 매출이 3월 말(24~30일)보다 15% 증가했다.

오전.오후 시간대 매출이 제자리인데도 불구하고 전체 매출이 늘어난 것은 바로 오후 8시 이후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이 점포의 피크 타임은 하루 매출의 19%를 차지하는 오후 6~8시였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는 오후 8~10시로 바뀌었다. 이 시간 동안 매출이 하루 매출의 21%를 차지하며 오후 6~8시의 매출(17%)을 앞섰다.

킴스클럽 강남점의 장진근 과장은 "야간 고객이 늘어 보통 오전시간 대나 오후 6시 정도에 하던 이벤트 행사를 요즘에는 오후 10시에 하고 있다"면서 "행사를 시작한 지 10분도 안돼 제품이 동이 날 정도로 고객의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1일부터 연장영업을 하는 롯데백화점 본점도 직장 여성들이 퇴근 후 쇼핑하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이들을 대상으로 마일리지 제도와 각종 행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부도심 지역에 위치한 점포들은 가족 단위의 쇼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오후 시간대에 야외 카페나 야외 영화 감상 등을 할 수 있는 각종 문화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월드.울산.광주첨단.목포점)는 5월부터 매장을 찾는 고객을 위해 매달 1~2편의 영화를 오후 8시에 상영하며 야간 할인 마일리지 서비스, 인기상품 경매쇼 등도 펼친다.

◆어떤 상품이 잘 팔리나=젊은층이나 가족단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이 잘 팔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도심지역에 위치한 점포에서는 간단한 식품류와 젊은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류.화장품.패션상품의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인근에 주택가가 있는 점포에서는 가족단위 쇼핑객의 증가로 레저형 상품과 식품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는 식품.화장품.잡화의 경우 오후 6시 이후 판매되는 매출이 하루 전체의 30%를 넘어선다.

신세계의 남윤용 과장은 "연장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돼 효과가 크지는 않지만 이런 추세라면 곧 10%까지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할인점에서는 낮시간 대에는 과일.생선 등 생식품을 주로 구매하는 주부가 많고, 저녁시간 대에는 맞벌이 부부나 가족 단위의 쇼핑객들이 많다.

따라서 저녁시간 대 팔리는 상품은 비교적 크고 무거운 세제나 휴지.빨래건조대.인테리어용품 등 생활용품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저녁시간 대의 주요 고객이 20~30대 젊은층이기 때문에 이들이 주로 찾는 맥주.소주 등 주류와 인라인스케이트.선글라스 등 레저.패션잡화 용품이 많이 팔린다. 킴스클럽의 경우 4월의 맥주 판매량이 3월보다 30% 가량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맥주와 음료 등이 잘 팔리고 있다.

◆알뜰 쇼핑법은=마감시간 대에는 식품 매장을 이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백화점에서는 베이커리.신선식품에 대해 하루를 넘지기 않고 판매를 하기 위해 즉석 할인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를 이용하면 신선한 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보통 베이커리.생선.초밥 등을 정상가의 절반 이하의 가격에 판매한다.

할인점은 오후 8시 이후에 찾는 게 효과적이다.대부분의 업체가 이 시간부터 마감시간까지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을 50~80% 할인 판매한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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