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매우 낙관적 르노삼성에 투자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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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곤(52.사진) 르노 및 닛산 사장은 "한국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시장"이라며 "지금까지 르노삼성차가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곤 사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한국기자들과 만나 "11월 하순 한국을 방문해 르노삼성차에 대한 구체적인 선물보따리(사업계획)를 풀어놓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방한은 닛산의 고급 차인 인피니티 한국 출시에 맞춰 8월 초로 예정됐으나, 르노 그룹의 중장기 사업계획 발표 때문에 늦어졌다.

2000년부터 닛산 사장으로 취임해 부도 위기의 회사를 되살려내며 '구조조정의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지난 5월부터 르노의 최고경영자(CEO)도 맡고 있다. 그는 요즘 거의 지구 반 바퀴 거리에 있는 두 대기업을 왔다갔다 하며 일하고 있다. 곤 사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고, 두 회사가 전략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 사람이 두 회사의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양사 CEO를 겸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한 뒤 이사회에 권한을 이양하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 CEO로서의 역할 수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곤 사장은 경영에 쏟는 노력을 르노 40%, 닛산 40%, 해외시장 20%로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는 그의 부임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곤 사장은 "CEO의 임무는 ▶매출 및 판매 성장 ▶영업이익의 지속적 창출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 만족 등 세 가지"라며 "앞으로 르노에서도 이런 요소를 충족시켜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경영 목표는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내가 말했던 수치 목표(닛산 재건 계획 등)를 모두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곤 사장은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르노삼성차가 지금까지 실현한 부분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앞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지난해 판매한 249만 대 가운데 85%를 유럽에서 팔았다. 곤 사장은 "르노가 유럽 시장에 편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용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사회지만 닛산을 설득시켜 2만여 명의 인원을 줄였습니다. 그 결과 흑자를 내 다시 직원을 뽑았고 지금은 감원 전보다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곤 사장은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하면서 힘든 것이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르노는 과거 닛산처럼 어렵지 않아 닛산과 같은 '혹독한' 구조조정 방식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파리=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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