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닛산 사장으로 취임해 부도 위기의 회사를 되살려내며 '구조조정의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던 그는 지난 5월부터 르노의 최고경영자(CEO)도 맡고 있다. 그는 요즘 거의 지구 반 바퀴 거리에 있는 두 대기업을 왔다갔다 하며 일하고 있다. 곤 사장은 "세계 자동차 업계가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고, 두 회사가 전략적으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 사람이 두 회사의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양사 CEO를 겸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명확한 전략을 수립한 뒤 이사회에 권한을 이양하고,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양사 CEO로서의 역할 수행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곤 사장은 경영에 쏟는 노력을 르노 40%, 닛산 40%, 해외시장 20%로 배분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는 그의 부임 이후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곤 사장은 "CEO의 임무는 ▶매출 및 판매 성장 ▶영업이익의 지속적 창출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 만족 등 세 가지"라며 "앞으로 르노에서도 이런 요소를 충족시켜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경영 목표는 숫자로 제시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내가 말했던 수치 목표(닛산 재건 계획 등)를 모두 달성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 곤 사장은 매우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르노삼성차가 지금까지 실현한 부분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앞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지난해 판매한 249만 대 가운데 85%를 유럽에서 팔았다. 곤 사장은 "르노가 유럽 시장에 편중돼 있지만 앞으로는 글로벌화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고용안정성을 중요시하는 사회지만 닛산을 설득시켜 2만여 명의 인원을 줄였습니다. 그 결과 흑자를 내 다시 직원을 뽑았고 지금은 감원 전보다 더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곤 사장은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하면서 힘든 것이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며 "르노는 과거 닛산처럼 어렵지 않아 닛산과 같은 '혹독한' 구조조정 방식은 필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파리=김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