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씨 해외 도피 과정 이기호 수석 개입 단서 포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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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대검 중수부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 과정에 이기호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개입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기호 수석과 이근영 당시 산업은행 총재가 잠시 해외로 나가 있으라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자진 귀국 직후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채권단과 회사 임직원의 권유로 해외에 나갔다"며 정권 차원의 해외출국 압력설을 부인했었다.

이 전 수석은 1999년 5월~2002년 1월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내면서 대우의 워크아웃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한다. 이 전 수석은 99년 8월 26일 청와대를 찾은 정주호 당시 대우구조조정본부장에게 대우의 워크아웃 결정을 최종 통보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날 "다음달 1일 김 전 회장을 일단 기소한 뒤 그의 출국 배경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며 "해외 도피와 관련돼 거명된 인사들도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소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출국 과정에 청와대 등 정권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대우의 퇴출과정 전반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로 김 전 회장이 착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수석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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