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권이나 공장.건물 등 관련 부동산의 매매를 중개하는 금융권의 '기업 복덕방'이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부동산 매각을 통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을 돕기 위해 '우리은행 복덕방'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33건 551억3500만원의 거래를 성사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우리은행 홈페이지(www.wooribank.com)의 재테크→부동산정보 코너에 개설돼 있는 이 서비스는 무료로 운영된다. 일반 부동산 정보사이트는 보통 11만원의 등록비를 받는다. 고객이 영업점에서 신청하면 본점 중소기업전략팀에서 사이트에 자료를 등록해 준다. 은행의 방대한 네트워크를 이용해 다수의 매입 희망자를 찾을 수 있고 시세와 비슷한 값을 받을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이유라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2월 시작한 '인수합병(M&A) 기술거래 정보망(http://mna.kibo.co.kr)' 서비스도 지난해 10건, 올 들어 6건 등 모두 16건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거래금액이 지난해 300억원, 올해 32억원에 이른다.
기보의 서비스는 경영권을 포함해 회사 전체를 넘기는 경우는 물론 공장 매각, 영업권 양수도, 일부 사업부문 인수 등 다양한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주고객은 내수 침체나 경영환경 변화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중소기업들이다. 기보는 분야와 규모가 제각각이라 값을 매기기 힘든 매물들을 평가한 뒤 적정가격을 제시해 매매에 도움을 주고 있다. 구조조정 자금 보증이나 기술이전 보증 등을 통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다른 기업매매서비스에선 찾을 수 없는 이점이다.
기보 관계자는 "정보기술(IT) 등 벤처기업이 대부분이지만 섬유업종 등 굴뚝산업의 거래도 활발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월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기업 복덕방'을 개설해 인수합병을 알선하고 있다. 매물 알선 등 중개업무는 물론 컨설팅과 금융 지원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식품.공조.정보기술업체 등 10여 건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고 20여 건은 상담 단계다.
은행 홈페이지(www.hanabank.com)의 안내문에 따라 경영컨설팅팀에 문의하면 신청할 수 있다.
나현철.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