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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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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임 박장관은 명쾌하게 자신이 결정하고 소신껏 밀고나가는 스타일이었으나 이장관은 대화를 많이하고 여러 고충을 들어 가려운데를 긁어주려는 형이다. 따라서 부내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지고 회의시간이 길어졌다. 결재는「문서」보다도「사람」을 믿고 시원스레한다. 회의는 모든사람의 이야기를 다 들어야 끝을 낸다.
원망을 안들으면서 시킬일은 다시킨다.
◇건설부
개각후 가장 크게 달라진곳이 건설부다. 장관의 성격에따라 분위기가 1백80도 바뀌었다.
조용하던 건설부가 공사장같이 시끄럽고 왕왕대는 분위기다.
직원들은 신·구장관을 비교해 「선비장관」에서 「노가다장관」으로, 「말없는 장관」에서 「말많은 장관」 으로, 「키작은장관」에서 「키큰장관」으로 바뀌었다고 평한다.
김종호장관은 스스로 『건설부장관이 대단한 것이 아니라 도가다(토방·토목일꾼의일본말) 십장』이라고 말하면서 사무실에 붙어있지말고 현장주의로 일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밥먹는것이나 슬마시는것도 근무의 일종이라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업무를 지시하기 일쑤. 이때문에 건설부는 임전태세를 갖춘것같은 분위기다.
업무처리에 있어서도 전임 김장관은 돌다리를 두드리는 식으로 꼼꼼했으나 신임 김장관은 즉석주의. 차관에게는 「차관님」이라는 호칭을 쓰나 국·과장에게는 이름밑에 국장·과장호칭을 붙이고 사석에서는 이름을 그대로 부르기도.
전에는 매주 한번씩밖에 간부회의를 하지 않았으나 김장관취임후 간부회의가 주3회로 늘어나고 한달에 한번씩 지방청장을 포함한 확대간부회의와 직무감사가 생겼다. 장관출근시간도 8시30분에서 8시10분전으로 당겨졌다.
◇한국은행
김준성전총재는 지시사항이 많고 기발한 아이디어개발등 변혁을 추구했으나, 하영조총재는 아직은 업무 브리핑만 청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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