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세 생일맞은 후세인은 "죽었다" "살았다" 說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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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8일 66번째 생일을 맞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행방이 여전히 오리무중(五里霧中)인 가운데 그의 생사에 대해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영 연합군에 자수한 후세인의 최측근 타리크 아지즈 전 이라크 부총리는 "후세인과 두 아들이 전쟁 개시일인 지난달 20일과 바그다드 점령 이틀 전인 지난 7일 연합군의 표적공습을 당했으나 살아남은 것을 목격했다"고 연합군에 진술했다고 USA투데이가 28일 미 국방부 관리를 인용, 보도했다.

이라크 반체제 인사인 아흐마드 찰라비 이라크국민회의(INC) 의장도 27일 미 뉴스전문방송인 폭스뉴스와 가진 회견에서 "후세인과 두 아들은 살아 있으며 곧 체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군정사령관으로 내정된 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사령관은 이날 "후세인이 아직 살아 있다고 확신시켜줄 만한 어떤 증거도 입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바그다드에는 후세인이 생일에 나타나 생물.화학무기 등을 동원한 대규모 테러를 자행할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28일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시민이 많다"고 보도했다.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 거리에는 '우리의 지도자 후세인의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라크 치안을 담당하는 미군은 후세인 생일을 맞아 특별히 경계 수위를 높이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국영방송들이 미국.영국.시온주의자들에 맞서 이라크를 지킨 영웅으로 후세인을 치켜세우는 가운데 바그다드 도심 피르두스 광장에 대형 후세인 동상을 생일선물로 헌정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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