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센터 같은 물류통제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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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 DHL코리아 물류 통제센터의 직원들이 비행기로 수송되고 있는 자사의 화물 이동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김상선 기자

가로 3m, 세로 1.5m의 초대형 액정화면(LCD) 모니터에 세계 지도가 나타나고 비행기 수십 대가 날아가는 모습이 궤적과 함께 보인다. 모니터 왼쪽 아래에는 CNN 생방송이 나온다. 그 위로는 인천과 김포공항 등지의 폐쇄회로 화면이 잡힌다. 모니터 오른쪽에는 세계 곳곳으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정보가 떠 있다. 우주센터나 공군의 통제기지 모습이 아니다. 서울역 인근에 있는 항공 특송 화물 운송기업인 DHL코리아의 통제센터 내부 모습이다.

이 회사는 최근 서울 중구 만리동 강북서비스센터에 첨단 물류 통제센터(QCC.Quality Control Center)를 열었다. 배광우 사장은 "한국에서 활동하는 물류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실시간 물류통제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각종 위기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사전에 배달 사고를 막을 수 있고 고객에게 더 자세한 정보도 제공해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DHL은 지난해 말부터 싱가포르.일본.타이완.홍콩 등 아시아 태평양 주요 지역에 이런 물류통제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DHL코리아의 고객들은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화물이 배달되고 있는 상황을 점검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시스템은 페덱스 등 경쟁사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고객이 배달 지연 등의 이유를 물어보기 전에 물류회사가 이를 먼저 알 수 없었다. QCC를 관리하는 원종하 부장은 "서울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화물에 이상이 생길 경우 통제센터에 붉은색으로 나타난다"며 "이 경우 가장 가까운 DHL센터로 전화를 해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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