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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배구계 휩쓰는 한국남자세터 김호철·이희완 인기절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유럽배구에서 한국남자 세터의 선풍이 불고있다.
이탈리아에 진출한 전국가대표세터 김호철과 서독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희완이 화제의 주인공.
이들이 이탈리아와 서독에서 주가가 크게 치솟고 있는것은 「힘의 배구」를 구사해왔던 유럽에 자 (척)로 잰듯한 정확한 토스와 절묘하게 연출해내는 플레이가 유럽인들의 경탄을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두선수는 모두 국가대표 출신이지만 유럽에 진출한것은 불과 3개월정도.
지난9월 6년의 대표선수 생활을 청산하고 역시 전여자국가대표인 부인 임경숙과 함께 이탈리아 산타발마팀으로 진출한 김호철은 곧바로 주전세터로 1부리그에서 활약, 그동안 무려 세번이나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영예를 누리고있다.
특히 지난12월초 50여개팀이 출전한 이탈리아컵대회에서 김은 산타발마팀이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세우면서 최우수선수로 뽑혀 한국배구의 명성을 떨쳤다.
김의 수훈으로 산타발마팀은 81, 82전반기 시즌에서 그동안 계속 1위를 유지해왔으나 지난16일 이탈리아 국가대표가 5명이나 소속된 3연패의 로메리카팀에 3-2로 역전패, 4승2패로 1부리그 12개팀중 4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김의 인기는 절대적이어서 김이 경기장에 나타날 때마다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치며 『킴』을 소리높여 외치고 있을정도다. 김의 부인 임경숙씨도 다음주부터 2부리그인 산라자르팀의 선수로 활약하게 되는데 벌써부터 이탈리아 신문들은 이들 커플의 동시활약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한편 서독분데스리가 1부 VBC 파테르본팀에서 세터로 활약하고있는 이희완선수도 서독배구제에서는 김호철 못지않게 이름을 떨치고 있다.
서독청소년남녀대표팀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박대희씨(46)의 초청으로 지난9월3일 이곳에 도착한 이는 지난12월초부터 세터로 나와 과테르본팀이 지난12월3일 끝난 서독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데 크게 기여, 이곳매스컴으로부터 각광을 받고있다.
또 이의 활약에 힘얻은 파테르본팀은 분데스리가 1부에서 5승1패로 81, 82전반기시즌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지난12일에는 서독대표로 유럽컵대회에 출전해서 강호헝가리에 3-2로 역전승을 거두는데 수훈을 세워 빅트지를 비롯, TV까지 분데스리가 1위팀의 핵심은 『코리아나 리(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 되기도 했다.
이의 갑각스런 등장으로서 독대표팀의 세터이자 파테르본팀의 주전이었던 「랄프리츠라프」선수가 벤치에서 쉬기도 했다.
현재 독일어 학원에 다니고있는 이는 외국선수로는 파격적인 월1천8백마르크 (한화54만원)와 주택·차량을 제공받고 있으며 내년초에는 파다본대학원에 등록, 체육학을 전공할 예정.
파테르본팀에서는 이의 주가가 날로 상승하자 다른팀으로 이적할까 두려워 많이 신경을 쓰고있으며 박대희씨를 통해 앞으로 2년간 팀에서 활약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의 활약에 매료된 슈트가르트배구팀에서도 박대희씨를 통해 한국여자선수2명 (세터1명포함)을 이희완선수와 같은 조건으로 초청키로 결정, 대한배구협회와 이를 교섭중이다. <서독=임병대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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