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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신문·소설·노래로 … 영어랑 놀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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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생활 경험 없이도 외대부속외고에 입학해 공부하고 있는 송승연양과 박충수군이 교정에서 자신의 영어공부 비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최정동 기자]

교내에서는 영어만 사용해야 하고, 국제반의 경우 국어.국사를 제외한 과목은 수업도 영어로만 진행되는 한국외대 부속 외국어고등학교. 1학년생 중 외국 경험이 있는 학생이 국제반은 3분의 2, 국내반도 3분의 1가량 된다. 이 때문에 이 학교에 입학해 수업을 따라잡으려면 해외연수나 외국생활은 기본이라는 말도 학부모 사이에 떠돈다. 하지만 이 학교 1학년 박충수(16.국제반)군과 송승연(16.국내반)양은 모두 외국 경험이라고는 며칠 여행한 것밖에 없는 '토종'이다. 토플 성적은 둘다 277점(만점 300점). 두 학생으로부터 자신의 영어공부 비법을 들어봤다. 박군은 단어와 독해, 송양은 회화와 듣기에 특히 뛰어난 편이다.

*** ABC와의 첫 만남

▶박=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회화학원에 갔다. 놀면서 발음과 말을 익힐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 토플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송=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집에서 방문교사에게 배웠다. 하지만 교사도 한국인, 학생도 한국애들이어서 듣기가 많이 딸렸다. 4학년 2학기 때 집 근처 영어학원에 등록해 외고에 들어오기 전까지 계속 다녔다. 그 학원에서는 회화.문법.독해.작문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골고루 가르쳤다.

*** 단어 체포작전

▶박=중1 때 영어를 어떻게 공부할지 갈피를 못 잡았을 때 한 선생님이 "지금은 단어를 많이 외울 때다. 외우면 된다"라고 조언하셨다. 그때부터 무작정 단어를 외웠다. 해커스 단어책과 워드스마트(영어 단어 책) 1, 2를 모두 외웠다.

단어 공부는 혼자 하는 게 좋다. 남이 가르쳐주면 머리 표면에만 남는다. 단어장을 가지고 다니기보다는 자리에 앉아서 연습장에 쓰면서 집중해서 외웠다.

단어장을 4개 만들었다. 일단 모르는 단어로 단어장을 만들고, 나중에 보고 그중에서 모르겠던 단어를 가지고 또 만들고. 그런 식으로 4단계로 만들었다. 사전은 롱맨 영영사전을 이용했다.

▶송=나는 외우는 것을 싫어하고 앉아서 공부하는 체질이 아니다. 워드스마트는 외고에 들어와서 처음 봤다. 단어장을 따로 만들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서 외우거나, 잊어버리고 있다가 나중에 보고 떠올렸다.

***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박=토플 중심으로 공부했다. 토플을 두 번째로 봤을 때 점수가 처음보다도 안 나와서 충격받고 바로 서점에 가 '해커스' 세트를 샀다. 그걸 집에서 혼자 공부했는데, 학원에서 공부한 것보다 더 효과가 높았다.

중 3 때는 코리아헤럴드 영자신문을 구독했다. 시사정보를 얻기 위해 1, 2면은 매일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다. 시간 되면 스포츠나 경제 등 흥미있는 기사도 찾아 읽었다. 처음엔 모르는 단어와 표현을 일일이 찾아가며 읽었지만 신문엔 어려운 전문용어가 너무 많아 비효율적이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사전 찾지 않고, 쭉 읽어 나갔다. 중 3 때는 'The Giver'라는 미국 소설도 읽었다. 처음으로 영어 소설을 읽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당황했다. 토플 위주로만 공부하다 보니 문학적 표현은 어려웠다.

▶송=뉴스위크 한국판을 1년간 정기구독 했다. 영문기사와 한국어 해설이 같이 있고, 어려운 단어도 따로 정리돼 있어서 공부하기 편하다. 목차를 보고 관심 있는 내용만 찾아 읽었다.

영문 소설도 읽었다. 해리포터같이 쉬운 책부터 시작해서 '오만과 편견' 등을 읽었다. 소설은 재미있는 것 중심으로 골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일주일 중 2~3일은 영어로 일기를 썼다. 중학교 때도 생각나는 글을 적을 때는 영어로 쓰려고 노력했다.

*** 체면 버려야 입 열려요

▶박=영어를 시작한 시기가 늦어 골고루 공부하지 못하고 토플에만 매달렸다. 그래서 듣기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영어공부를 시작할 땐 말부터 해야 한다.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

▶송=유치원 때부터 어머니가 영어 비디오 테이프를 사줬다. 한국어와 영어가 함께 나오는 테이프였다. 영어 노래도 나오고, 흥미를 유발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디즈니 이야기를 요약한 비디오 테이프를 봤다.

6학년 때부터는 집에서 아버지와 영어로 대화를 많이 했다. 영화 볼 때도 자막을 가리고 보도록 아버지가 유도했다. 영어와 친해지는데 도움이 됐다.

내가 욕심이 많은 편이다. 중학교 때 학원에서도 외국인 교사가 회화시간에 들어오면 거의 독점적으로 말을 많이 했다.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들이 많았는데, 얼굴에 철판 깔고 열심히 말했다. 혼자서 듣는 연습도 많이 했다. 특히 TV 시트콤을 이용해 듣기 연습을 했다. 체면 같은 거 생각하면 영어실력 절대 안 는다. 얼굴에 철판 깔고 해야 한다. 실수해도 개의치 않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하다 보면 어느 게 틀리고 어느 게 맞는지 알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다듬어진다.

*** 학원 안 가도 하기 나름

▶송=특목고 가려는 학생이라면 토플을 준비해라. 학원에 꼭 갈 필요는 없다. 토플 기출문제집을 이용해 혼자 공부해도 효과적이다. CNN보다는 '프렌즈' 같은 시트콤을 통해 생활영어도 익혀라.

▶박=외고에도 한국에서만 살아서 영어로는 말 한마디도 못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러면 점점 소외된다. 말을 잘해야 자신감이 생기고 영어를 하고 싶어진다.

정리=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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