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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기록 가진 남녀마라토너 「스포츠생리학」연구한 의학도|실험끝에 능력 극대화|과학의 개가엔 정신력의 비중도 한몫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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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가장 유능한 코치는 바로 선수자신이다』라는 스포츠계의 격언이 세계마라톤계에서 명백히 실증되고있다. 최근 남녀 마라톤에서 새계적 스타로 등장한 선수들이 생리학 또는 의학을 전공한 인텔리들이며 결국 과학적이론을 실전(실전)에 효과적으로 적용한 선수자신의 연구노력이 경이적인 기록을 창출한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난것이다.
6일 거행된 일본후꾸오까(추강) 국제마라톤대회에서 2시간8분18초라는 역대세계 제2위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 무명으로부터 일약 대스타가된「로버트·카스텔라」(호주·24)는 멜번의 신번대학에서 스포츠생리학을 전공한 학구파다.
이에앞서 지난달15일 일본도오꾜(동경) 국제여자마라톤대회의 우승자인「스타우드」(캐나다)도 역시 대학에서 스포츠생리학을 공부한 과학도이며 세계최고기록(2시간8분13초)보유자인 뉴욕 마라톤(10월25일)의 영웅「로베르토·살라자르」(미국·23)는 오리건대학을 나온 의학도다.
모든 경기중에서도 마라톤은 장시간 신체적 능력을 지속적으로 극대화시켜야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심장기능을 최고도로 발휘하는등 인체, 즉 선수자신의 체질적인 개성을 면밀히 분석연구하여 그에 상응탄한 과학적 훈련방법을 적용시켜야만 최선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
더구나 현대마라톤은 42·l95㎞를 인내력으로 극복하는 힘의 래이스가 아니며 5천m나 1만m경기를 방불케하는 스피드의 경쟁시대로 이미 들어섰기때문에 훈련과 레이스에 과학적 지식의 동원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살라자르」「카스텔라」및 「스타우드」와 같은 세계적 남녀마라토너들은 자신의 인체를 과학적연구와 실험의 대상으로 삼아 능력의 극대화라는 개가를 올린 셈이다.
「카스텔라」는 비록 「살라자르」의 세계기록에 5초 뒤쳤지만 정통적인 왕복코스에서는 자기의 기록이 세계최라고 기염이 대단하다. 「살라자르」가 뛴 뉴욕대회의 코스는 출발점과 골인지점이 다르며 반환점도 없는 원웨이의 우회코스다.
키가 1백80㎝.체중이 70㎏인 큰 체격이 마라토너 답지않으나 「카스텔라」는 스프츠생리학을 최대한 활용, 면밀한 연습스케줄을 세워 페이스의 배분을 자신의 체질에 맞게 과학적으로 연구했다.
최고의 스피드를 위해 양팔을 흔드는 각도와 진폭, 경기중 섭취하는 음료수의 양과 회수등을 여러차례의 실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자료)를 토대로 결정했다. 이와같은 실험을 반복한 준비작업이 지난1년동안「카스텔라」가 한 생활의 전부였다.
「카스텔라」는 당초 5천m의 트랙선수였으나 5천m의 스피드를 크로스컨트리에서도 그대로 실현시킬수 있으리라는 스포츠생리학적 발상으로 마라톤을 뒤늦게 시작했다.
마라톤 폴코스를 완주한것은 여섯번에 불과했다. 「카스텔라」는 79년 호주빅로리아주 마라톤대회에 첫출전, 2시간14분24초로 우승을 차지했고 작년 모스크바올림픽에선 2시간14분31초로 10위를 했다.
작년 후꾸오까대회에서 8위로 골인하면서 2시간10분44초를 마크한 것이 종전 자신의 최고기록이었는데 1년간의 과학적 훈런으로 무려 2분26초나 단축시킨 것이다.
2년전에 결혼한「카스텔라」의 부인 「테이린」(21)도 장거리선수출신으로 현재 호주 육상전문잡지의기자. 「카스텔라」자신은 호주체육협회직원으로 사무와 연구직을 겸하고 있다.
그러나 「카스탤라」는 스포츠 생리학의 개가를 특별히 자랑하면서도 스포츠세계에 필수불가결한 플러스 알파를 동시에 강조, 여운을 남겼다.
『나는 호주가 낳은 위대한 장거리선수 「론·클라크」(64년동경올림픽1만m 동메달)선배의 쾌유를 빌면서 뛰었다. 그는 다음날 심잠수술을 받을 예정이었다….」마라톤에 정신력이 큰 몫을 한다는 것은 과학의 발달에 관계없는 불변의 철칙임을 시사하는 말이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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