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수출-비싼수입으로|소득 해외유출이 많다|작년중 2조6천억원 빠져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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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득의 해외유출이 너무 심하다. 우리나라 물건은 싸게 내다팔고 외국물건은 비싸게 사오기 때문에 그만큼 국내소득이 해외로 빠져 나간꼴이 되어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도 소득이 오르지 않는 것이다. 이른바 밑지는 장사다. 무역에 따르는 교역조건의 악화로 국민모두가 손해를 보고 또 수치로 나타난 성장률보다 실효성장율이 훨씬 낮다.

<원인은 유류값…수치성장과 실효성장 큰차|올 상반기도 실효성장율은 0.4%에 그쳐>
한국은행의 기초통계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5.7%로 되어있으나 석유값이 대폭 오르는등 교역조건이 나빠진 것을 감안한 「실효GNP」는 마이너스 12.7%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 보면 교역조건의 악화 때문에 1조4백30억원(75년 불변가격기준)이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이다.
물가오른 것을 감안하지 않고 80년 그해의 경상가격 기준으로 하면 2조천1백80억원으로 국민 한사람에 6만8천6백69원의 소득이 해외로 유출된 것이다.
금년 상반기의 경우도 2.7%의 성장률을 보였으나 교역조건을 감안한 해외유출부분을 빼고나면 실제로는 0.4%의 성장률에 그치고 있다.
수출이란 원래 우리가 필요한 물건을 수입해다 쓰기위해서 하는 것인데 수출은 싸게 하고 수입은 비싸게 하면 결국 우리의 생산물이 그만큼 더 축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교역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는 주역은 역시 기름값이다.
첫 번째 오일쇼크가 덮쳤던 74년의 경우에도 8%의 경제성장률이 실효성장률로 보면 4.2%에 그쳤고 75년에는 7.1%의 성장률이 4.1%에 불과했다.
반대로 교역조건이 좋았던 76년에는 15.1%의 성장률에 비해 실효성장률은 20.7%에 달했었다.

<실효성장률이란>
교역조건이 악화된다는 것은 싸게 팔고 비싸게 사온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의 경제생활에 필요한 상품을 수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상품을 수출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국민소득이 그만큼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다. 이같은 교역조건의 변화를 감안한 경제성장률을 실효성장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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