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에도 리스 산업 상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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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신성순특파원】 중공에 리스산업 (장비와 시설의 대여산업) 시대가 열렸다. 지난 4월 중공의 국제신탁투자공사와 북경시 전기설비공사, 그리고 일본의 오리엔틀 리스사가 각각 20%, 30%, 50%씩의 비율로 출자하여 중일합작의 중공동방대여유한회사가 설립됐고 7월에는 중공 독자적으로 중공대여유한회사가 문을 열었다.
경제조정정책으로 자금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중공실정으로는 적은 돈으로 기계를 빌어쓸수 있는 리스산업의 방식는 적합하기 짝이 없다.
중공기업관계자들 사이에 리스방식의 존재를 널리 알리게한 것은 북경의 택시였다. 금년여름 일제신형차 3백대가 북경시내에 등장했다. 국가가 돈을 잔뜩 조이고 있는 판에도 어떻게해서 새택시가 저렇게 많이 나왔을까 하는 의문을 품은 기업관계자들이 사연을 알아본즉 택시의 대금은 택시가 벌어들이는 한도 내에서 지불된다는 리스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택시의 리스는 중공내의 리스회사에 의한 것이 아니고, 일본의 모리스회사의 홍통지사가 취급했던 것.
합작회사 동방대여회사가 지금까지 맺은 계약에는 북경 텔리비전 공장에 지게차 4대, 북경방직공장에 총1백만달러 상당의 섬유기계, 어느 지방공장에 30만달러 가치의 텔리비전수상기 4천8백대 등이 있다.
그 밖의 예로는 관광용의 버스와 택시, 호텔의 냉장고·비디오장치·냉방시설, 국내선의 여객기 등이 있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관광업계가 유망한 리스산업의 대상이 되고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공의 리스산업은 서방측의 리스산업방식과는 크게 차이가 있다.
서방측에선 대여가 주류지만 중공에선 월부나 연부분할 구인방식이 중심이다. 결국 중공에선 은행의 돈을 빌어 설비를 구입하는 방식 대신에 리스산업을 이용하는 셈이다.
리스회사가 먼저 현품을 건네주면 사용자는 금리와 수수료가 포함된 리스과를 분할하여 지불하고 계약상의 조건을 완전히 이행할 경우 그 물품은 사용자에게 소유권이 넘어가는 방식이나. 예컨대 텔리비전 수상기의 경우 개인에 대한 리스는 허용되지 않고 공장 등에서 월부로 리스형태로 일괄 구입하여 노동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형식이다.
때문에 현재 재원염출이 어려운 중공실정에선 큰 목돈이 필요하지 않은 리스산업이 최적인 상태에 있다.
또 중공에서 리스산업이 갖는 강점의 하나는 리스회사가 복잡하기 짝이 없는 수출임업부를 일체 대행해준다는데 있다. 일반기업이 어떤 물품을 수입하려면 외자담당기관과 수출입위원회등 정부의 유관기관을 일일이 번거롭게 쫓아다니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절차에 필요한 기간만도 2개월씩 걸린다.
막대한 자금이 필요없고 리스요금자체도 버는 한도안에서 지불하면 되는 중공의 리스제도는 중공실정에 합당해 중공의 경제발전과 함께 크게 번성할 것으로 보이며 선발의 한국이나 동남아의 수준에 도달하기까지에는 3년쯤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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