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통령 출국성명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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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세안 5개국은 지리적으로 대양을 사이에 두고 우리 나라와 같은 동아시아에 위치한 나라들이다.
또 평화와 자유 및 번영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시장경제체제와 개방사회를 지향하는 이념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우방들이다.
뿐만 아니라 각국이 저마다 서로 비슷한 시기에 산업화의 과제를 안고 경제개발에 착수하여 성공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는 개발도상국들이다.
우리 나라는 그간 이들 개별국가와 비교적 오래전부터 상호이해와 우의의 바탕 위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다.
근래에는 세계적으로 자원민족주의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도 우리 나라에 대하여 각종 자원을 공급하여 우리 경제가 안정과 성장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인도지나반도의 공산화와 그 후의 사태발전이 보여주듯이 이 지역의 세력균형 변화는 동아시아 지역국가의 안정 및 평화질서와 관련, 적지 않은 주목과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정세하에서 무엇보다도 같은 지역에 있는 우방들간의 결속과 협력이 더욱 공고히 이루어져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는 일이다.
뿐 만 아니라 우리 나라와 아세안 5개국은 비슷한 수준의 개발도상국들로서 경제 및 기술면에서 상호 보완적인 협력관계와 경험의 교환을 통해 서로 유익한 성장촉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인은 확신하는 바다.
이밖에도 사회·문화·체육 등 다방면에 걸친 교류를 확대, 심화함으로써 인근우방간의 친선과 우의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
오늘은 북한공산군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전쟁 벌어진지 31년이 되는 날이다. 민족의 발전과 국토의 보전을 위하여 앞으로의 우리 역사에서 「제2의 6·25」는 절대로 없어야 하겠다. 온 국민이 평화통일의 의지로 굳게 뭉쳐 노력하면 우리는 결코 「제2의 6·25」를 겪지 않을 것이다.
평화에 대한 우리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우리의 의지를 외면한 채 무장간첩을 남파하고 국제무대에서는 악랄한 중상모략과 허위선전을 되풀이하고있다.
동족간의 이러한 치욕스러운 일은 겨레의 명예를 위하여, 그리고 상호신뢰의 조성을 위하여 즉각 중지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 정부와 국민을 대신하여 이번에 방문하는 다섯 나라 국민에게 따뜻한 우정을 전하고 아울러 그 어느 때보다도 부푼 희망과 굳센 의지로써 새 시대를 개척해 나가고있는 우리의 참모습을 설명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낯선 타국열대의 밀림에서 조국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해 땀흘려 일하고있는 우리 나라 기업인과 근로자 및 교포들을 만나보고 그들을 격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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