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주부 골퍼’ 한희원(36·휠라코리아)과 장정(34·볼빅)이 필드를 떠난다. 29일(한국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포틀랜드 클래식을 마지막으로 이들은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해까지 세이프웨이 클래식으로 불렸던 이 대회는 LPGA 투어의 시즌 마지막 풀필드(full-field : 144명 선수가 출전하는 경기) 대회다. 에비앙 챔피언십 등 앞으로 11개 대회가 남아 있지만 올해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이번 대회가 끝이다. 랭킹 100위 밖 선수들은 내년 출전권을 잃는다. 돌아오려면 ‘지옥의 레이스’ 라고 불리는 Q스쿨을 다시 통과해야 한다. 상금랭킹 103위 한희원과 112위인 장정은 명예로운 은퇴를 택했다. 두 선수의 은퇴로 박세리(37)를 제외하고 LPGA투어의 1세대 선수들은 모두 필드를 떠나게 됐다. 2012년엔 김미현(37), 지난해엔 박지은(35)이 은퇴했다. 운전기사·요리사에 매니저 겸 물리치료사, 때론 캐디까지 도맡았던 아버지와 함께 미니밴을 타고 수천 ㎞를 이동하면서 LPGA 투어를 개척한 그들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한희원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인 한영관(65)씨의 딸이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 해 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한 이후 통산 6승을 거뒀다. 마지막 우승은 2006년 코닝클래식이다. 프로야구 선수였던 손혁(41)씨와 2003년 결혼해 아들 하나를 두고 있다.
키 1m52㎝의 장정은 LPGA 투어의 최단신 골퍼다. 대전 출신인 장정은 어릴 적 박세리와 계룡산 계곡에 텐트를 치고 훈련을 하기도 했다. 99년 프로 테스트에 낙방한 뒤 2000년 미국으로 갔다. 2005년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 우승한 것을 포함해 통산 2승을 거뒀다. 2011년 프로골퍼 출신인 이준식씨와 결혼해 딸 하나를 뒀다.
은퇴 무대인 컬럼비아 에지워터 골프장과는 두 선수 모두 인연이 많다. 장정은 신인이던 2000년 이 곳에서 김미현과 ‘땅콩 라이벌전’을 벌였다. 연장 두 홀 만에 김미현에게 진 장정은 이후에도 이 곳에서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한희원은 2004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성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