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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갑기념 꽃꽂이전 갖는 김인순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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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어느덧 회갑이라고 생각하니 지나간 세월이 아쉽고 또 뭔가를 해야겠다는 절박한 심경에서 이번 작품전을 준비했습니다. 꽃과 더불어 살아온 지난 40여년을 정리하여 하나의 매듭을 짓고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오는 22∼23일 이틀간 서울 롯데호텔 2층 에머랄드룸에서 회갑기념 꽃꽂이 작품전을 갖는 월호 김인순씨.
그에게는 이번 작품전이 4번째의 개인전이며 25년의 공백 끝에 갖는 것이기도 하여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김씨는 57년 자신이 창립한 꽃꽂이연구회 연미회 회장으로, 초년에 8개 꽃꽂이 단체들이 모여 만든 한국꽃꽂이협회 이사장(지난 3월 명예회장이 되었다)으로 한국적인 꽃꽂이 정립 및 보급과 왜색 시비 등 말썽 많은 꽃꽂이계 인화에 힘써왔다.
그 자신 일본 미생류 산청정징월 연구소의 꽃꽂이 사범료를 졸업했지만, 꽃꽂이의 뿌리는 한국이기 때문에 한국적인 꽃꽂이를 주장해 왔다는 그는 이번 작품전에 한국전통 민화에서 착상한 것 등 총50여점의 연작품을 선보인다.
「맥의 소리」「꽃의 사계사」「의, 정과 동」「시, 공의 삶」이 작품전의 주제. 이번 작품전을 위해 김씨는 직접 빚어만든 40여개의 화기를 준비했다. 향로 질화로 꽃바구니 등 다양한 형태의 화기에는 학·거북 등 십장생이 상감된 것, 매·죽 등 사군자가 조각된 것도 있다.
작품에는 고목등걸·이끼·말린 열매·살구꽃 등 그가 나이 들수록 더욱 애착을 느낀다는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들이 다량 등장한다. 각은 새·나비 등의 외국공예품도 폭넓게 활용되어 능수버들가지에 앉은 새, 나비가 너울거리는 꽃밭 등 한국 전통민화의 분위기가 재현된다.
부군은 연전에 타계했고 슬하의 2남2여는 모두 장성했다. 회갑전이 끝나면 큰 딸이 살고있는「캐나다」로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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