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월사장|솟구쳐 오르는 기름에 목욕한번 하는게 소원|인니와 석유개발합작에 성공한 남방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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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도네시아」의 「정글」지대를 누비다 동「자바」해의 대륙붕 석유광구를움켜쥔 남방개발의 최계월사강이 2월28일반 반년만에 서울에 돌아왔다.
예순의 경지에이른 63세의 백발이 성성한 이노신사는 기자의 눈을 피하기 위해 몇차례 「호텔」숙소를 바꾸었지만 밤늦게 탄로나고 말았다. 석유를 캐내려는 최사장의극성이나 취재에 나선 기자의 극성은 일맥상통한점이 있다는 이야기에 이르자 그는 껄껄 웃었다. 『좋소. 사실은 석유 이야기 그만하고 싶어 기자들을 피한거요.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청진동으로 가서 추어탕을 배불리 먹고 오는 길이요. 내일은 곱창전골을 들겁니다. 잘먹어야 건강하고 건강해야 석유개발에 끊임없이 도전할수 있지요.』
『내 별명이 무엇인줄 아십니까? 국제사기꾼. 남들이 그렇게 부룹니다. 18년동안 내가「인드네시아」에서 추진해온 석유개발의 꿈을 아무도 이해못했지요. 이제 정부의 도움으로 조광권을 얻는데성공했습니다. 나의 모든재력과 신용·명예를 석유에 묻고 죽을 겁니다.』
-이번에 동「자바」의「마두라」해역 유전개발을 위해 「인도네시아」의 국영 석유회사인 「페르타미나」와 세부 운영계약을체결했다는데?
『참으로 어려운 협삼을치렀습니다. 협정계약금이다 뭐다해서 당기고 끌리는 협상을 했지요. 오는4월에 우리 석유광구에서 물리탐사를 합니다. 유징이 발견될겁니다. 시추도 본래는 내년부터 시작하기로 했지만 이 계획을 앞당겨 올해말에 1개 구멍을 뚫습니다.』
최사장은 솟아오르는 기름에 목욕한번 하는 것이 소원이라고했다. 같은 해역에서 선진국들이 실시한 과거의 물리탐사 자료는「자이언트」의 꿈을실현시킬수 있는 명백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말한다.
『남방개발은 이제 석유개발이 주업무가 된이상 새회사롤 곧 설립해야합니다. 남방은 원목만을 수입하게 하고「코데코·에너지」회사를 새워 석유기술진을 채용·육성하면서 「인도네시아」의 다른유전지대에서도 탐사·시추활동을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의 활동무대는 길고「인도네시아」에만 그치지 않을 겁니다.』
그가 계속 뿜어대는「시가」연기과 집념의 열기때문에 방안이 무더웠다.『주인대사는 면벽8년만에 영감을 얻었습니다. 나는 석유에 미친지 20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내 주먹구구가 어지간히 맞을 겁니다. 99% 기름이 나온다고 장담할수 있어요.』
호호야의 인상을 주는 최사장은 어렸을적 경남합천에서 국민학교릍 다닐때 집이 무척 가난해밥을 굶기 일쑤었으며 모친의 삯바느질로 간신히생명을 이어갔다고했다.
당시 가장 고통스러웠던것은 땔감이 없어 냉방에서 잠을 자는것이었는데 아궁이불이 잘지핀 방에서 겨울을 지내는 것이 철없는 시절의 소원이었다고 회상했다.
『내가 일본에서 공부한뒤「인도네시아」에 갈때는 땔감용 장작이 될만한 나무를 수입하기위해서였습니다. 이제는 현대의 장작인 석유를 내손으로 캐보려고 합니다. 불쏘시개로 솔잎을 긁어 죽을 끓여먹던 어린시절의 꿈을 이룩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만약 석유개발이라는인생 최대의 모험에서 실패한다면?
『내 모든것을다바쳐계속 도전할 겁니다. 석유개발이라는 도박에서 내생명을 잃어도 후회안할겁니다.
「인도네시아」의 「칼리만탄」「정글」지대에 묘지를 잡아두고 내가 죽으면 거기에 묻어달라고 유언까지 했습니다. 어떻든 값있게 죽겠읍니다.』
그는 각종 종교서적에서부터 동서양의 역사서적을 고루 읽으며 인생의 지표를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1백80cm의 6척거구는 중학시절 일본관서지방에서 강자무적의 유도선수를 거쳐 「와세다」대학의 조선선수로 단련되었다고한다.
건강관리 제1조는 가리지않고 먹고싶은대로 먹는 것. 하루식사는 두끼만하되 1회 식사량은 젊은이의 두배정도로 주위사람을 놀라게 한다.
새벽 2시쯤 취침해 최저 8시간 이상 잠자는 기벽때문에 상오 약속은 거의 하지 않는다. 술은 포도주 한모금 마실 정도.
자정시간이 다되어가자 최사장은 「조깅」준비를한다. 아무한테도 공개되지않는 실내「조깅」이다. 잠자기전 1시간동안 뛰고 목욕을 한다. 늦잠 자고나서도 역시 1시간동안뛴다.
『인생은 뜀박질이요. 뛰어야 돈을벌고, 뛰어야 석유도 캐내고.』 <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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