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샘|자전거 타기 50년 이창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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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강원도춘천의 자전거할아버지 이창근씨(71·전국단체 새마을협의회 강원도지부장).
50년 정도의 자전거 타기로 젊은이도 잘 오르지 못하는 소양「댐」이 고갯길을 단숨에 오르는 자전거의「베테랑」이다.『경춘가도의 그 멋진 코스」, 왼편으로는 잔설이 녹아 한껏 부푼 북한강 언덕배기에는 푸릇푸릇 보리 싹이 돋아나는 그 사이를 달려보면 이게 바로 사는 맛인가 합니다.』
전 강원지사·대한체육회이사·전 강원도 노장「 마라톤」협회장등 10여 가지의 각종 기관장을 지낸 이씨는 나이를 모르는 행동인으로 강원도에서는 잘 알려져 있다.『자전거 많이 타야돼요. 운동되고「에너지」절약되고 차비남고 일석이조 아닙니까.』이씨가 자전거 타기를 시작한 것은 20여세때 춘천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춘천시내의 볼일을 자전거로 처리하다보니 그대로 몸에 굳어버렸다는 것.
도지사시절에도 가까운 거리는 승용차보다 자전거를 이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나이에 민감한게 다리 같아요. 다리의 힘이 풀리면 모든 신체기관이 뒤따라 망가지지요.』
『자전거는 그야말로 정신운동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들거나 끌고 다녀야지요 손질해야지요.』그게 바로 정신적인 끈기를 기르는 운동이 아니냐고 이씨는 반문한다.
주말이면 강촌 쪽이나 소양「댐」에 자주 간다는 그는 요즘 날이 춥고 얼용이 깔려 멀리 못 가는 대신 시내를 자주 돌아다닌다고 했다.
아침마다 20번씩 팔굽혀펴기와 4km를 달리는「조깅」도 이씨의 빼 놓을 수 없는 건강증진 법이다.
『땀이 솔솔 날 검도로 달려야해요. 무리 없이 힘을 크게 들이지 않아야 합니다.』「조깅」이 끝내고 나서는 집 안팎을 청소해, 정신적으로도 산뜻한 감각용 갖고 하루 일에 임한다고 말한다.
『내가 이래봬도 젊어서는「마라톤」이 선수였소.
1936년 금강산답파「마라톤」대회에서 48명중 7위를 했지.』
손기정씨와도 같이 달렸다고 당시를 회상한다.
지난75년에는 강원도 노장「마라톤」협회를 창설해 자신이 직접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70대에도 항상 육체적인 젊음을 누리는데 자전거나 달리기말고도 무슨 비방이 있느냐는 질문에 『뭐 별것 없어요. 하루 6시간 푹 자는 것과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는 것, 노소 동락의 자리에 자주 참석하는 것을 들 수 있을까.
아니, 생선회를 좋아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을 거요. 술도 좀 마시고….』
얘기를 하는 중에도 자신의 건강을 지켜주는 자전거를 계속 매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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