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한국의 전통사상을 계승|원광대 주최로 신문회관서 학술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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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원불교의 사상적 측면을 한국 전통사상의 맥락 속에서 조명해보는 학술회의가 11일 하오 한국신문회관 강당에서 30여명의 학자들과 2백여명의 청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원광대 부설 원불교사상연구원이 주최한 이번 학술의의의 주제는 『한국의 전통사상과 원불교』-.
김지견 박사(한국 전통불교연구원장)는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의 사상은 재래의 유·불·선 삼도 및 동학사상과 맥락을 같이하는 한국 전통사상』이라고 전제하고 이 같은 맥락은 소태산 대종사의 경전열람 후 『나의 안 바는 옛 성인들이 또한 먼저 알았도다』라는 말에 단적으로 잘 나타나 있다고 밝혔다.
또 소태산은 근본적 진리를 밝히기로는 불법이 제일이며 석가모니불은 진실로 성인들 중의 성인이라고 갈파함으로써 원불교의 근원적 사상이 불교에 있음을 암시하며 원불교는 최치원과 원효·지눌의 사상과 역가·혜능의 최초 설법내용을 현대적으로 잘 수용하면서 한국적 토양의 특수성을 십분 살려 훌륭한 성장을 해왔다는 것이다.
한승조 교수(고대)는 원불교가 신생 민족 종교의 하나로서 다른 어느 종교보다도 안정되고 확실한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는 원인을 『원불교가 한국의 전통사상 중에서도 특히 근대철학·종교·사회사상을 건실하게 계승하고 현실생활 속에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교수는 원불교가 수용한 전통사장의 구체적 예로 첫째 성리학·정주사상의 핵심원리인 충효사상을 창조적으로 이어받아 일상생활에서 구체화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둘째로 원불교는 실학개화사상의 장점인 서구의 과학문명과 물질적 생활환경의 개선의지, 현대민주주의의 개혁의지 등을 아낌없이 흡수하면서도 전통문화에 대한 거부나 천시의 태도를 전혀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끝으로 한교수는 신생민족종교가 간직하는 희망적 요소를 고스란히 가지면서도 혹세무민이나 사교적인 기만성을 보이지 않고 보편적 설득력을 가진 교리를 토대로 한 신앙생활과 사회봉사를 착실히 하고있는 게 원불교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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