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먹은 것이 오히려 안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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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풍성한 여름과일도 잘못 먹으면 해를 입는다. 수박ㆍ참외ㆍ오이ㆍ포도등 한여름과일이 재배과정에서는 물론 유통단계에서까지 농약을 마구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겉보기에 싱싱하고 먹음직한 것일수록 농약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더욱 높고 「슈퍼마키트」등에 깨끗하게 진열된 것 일수록 싱싱하게 보이도록 갖가지 약품과 세제로 닦고 씻는 바람에 인체에 해를 미칠 우려가 크다.
서울 도곡동 개나리「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은 얼마전 서울 용산청과물시장에서 공동으로 딸기를 사들여 나누어 먹은뒤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구토증과 함께 혀가 굳어지는등 중독증세를 일으켰다고 주부「클럽」망소비자보호부에 고발했다. 주부들은 세번이상 딸기를씻어 먹었다고 말했다. 주부「클럽」망은 이 딸기를 조사한결과 농약이 이미 딸기속에 침투돼있어 아무리 씻어도 중독을 피할수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야채나 과일 재배에 흔히 사용하는 농약은「디프테렉스」「다이젠」. 이밖에 수확직전에 살포하는 농약은 특히 해롭고 사용금지된 유기수은제농약이 대부분이다. 농수산부 식물방역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사용중인 농약품목은 1백97종류. 당국에서는 작물별농약선택, 농약사용의 기간과 횟수, 농약의 분량등을 규정해 작물수확 15일전까지만 농약을 사용케하고 그이후는 일체 사용못하도록 정했다.
그러나 병충해를 막기위해 수확직전까지는 물론 유통과정과 보관중에 부딪쳐서 상하고 썩는것을 막기위해 포장전까지도 농약을 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이처럼 농약에 오염된 과일ㆍ야채는 소비단계에서 또 한번 약화(약화)를 입어야만 한다.
진열대에서 팔리기까지 벌레가 꾀는 것을 막기위해 살충제를 뿌린다. 홍당무나 풋고추는「하이타이」에 씻어내고 참외ㆍ수박ㆍ「토마토」ㆍ호박ㆍ오이는 색깔과 윤을 내기위해「왁스」로 껍질을 닦아내기까지 한다고 한상인은 말했다. 특히 일부 「슈퍼마키트」에서는 상품의 질을 높게 보이도록 대부분의 과일이나 야채를 합성세제로 씻어 포장하고 있다. 농약성분이 인체에 들어가면 배설이 안되고 다른물질에 의해 분해되지도 않아 신경통ㆍ오심ㆍ구토증세와 함께 심하면 경련ㆍ신경감각마비등도 일으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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