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방일은 천황주의를 공인하는 것"|일 가톨릭 반대로, "종교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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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일본에서는 오는 가을「로마」교황「요한·바오로」2세의 방일을 둘러싸고 가장 이틀 반겨야할「가톨릭」이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오히려 불교와 신도 측이 적극 찬성 환영하는 등 의외의「종교전쟁」이 벌어지고 있어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가톨릭」의 교황 방일 반대 이유는「로마」교황청과 일본종교계가 가을에 공동 개최하는 세계종교인 윤리회의는 일본측 주최자들이 천황주의로 정신적 무장을 하고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 시기에 교황이 오는 것은 마치 일본 천황주의를 국제적으로 공인하는 역할을 하게될 우려가 있다는 것.
「가톨릭」이 교황의 방일을 저지키 위해「바티칸」에 직소할 것 등을 서두르는데 반해 불교·신도·신흥종교들은 정 반대로 적극 환영하고 있어 교황의 방일을 둘러싼 일본의「종교전쟁」은「바티칸」이 어떠한 결단을 내리느냐에 각 종파가 긴장된 가운데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종교인 윤리회의 일본측 주최자이며 일본 종교 대표자 회의 사무총장인「소에지마·히로유끼」명치신궁 궁주는『지난 연말「바티칸」을 방문, 교황을 직접 알현했을 때 윤리회의 개최에 비상한 관심을 표명, 가능하면 회의가 열릴 즈음 일본을 방문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있다』고 말했으므로 이 회의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교황「요한·바오로」2세의 가을 방일을 확신한다는 것.
찬성론자들은 또『자연과 인간의 상관관계』를 주제로 한 오는 가을의 세계종교인 윤리회의는 편협한 어떤 특정종교의 이해관계를 갖지 않은 순수한 것이며 아무런 정치·사상적 배경이 없음을 강조,「가톨릭」측의 반대를 공박한다.
최후의 승패를 판가름하게 될「바티칸」의 결단은 일본 종교계가 고대하는 것처럼 속히 내려지기보다는 일본내 종교계의 사정 등을 살펴보면서 교황의 방일여부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여진다.
어쨌든 거센 찬반이 엇갈리고 있는 교황「요한·바오로」2세의 방일문제는 앞으로 한동안일본종교계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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