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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 외국인 新婦들 "배반의 땅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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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리핀이나 베트남 신부(新婦)들과의 국제 결혼이 늘고 있다. 신랑 하나만 믿고 한국으로 건너온 외국인 신부들은 이국 땅에서 과연 행복하게 살고 있을까.

MBC 'PD수첩'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국제 결혼을 통해 입국한 여성들이 겪는 육체적.심적인 고통을 다룬 '국제결혼, 덫에 걸린 신부들'이 15일 밤 11시5분 방영된다.

필리핀과 베트남을 현지 취재한 제작진은 일부 국제결혼업체를 통한 동남아시아 여인들과의 결혼이 '경제 수준이 낮은 나라의 여성들을 사고파는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불행하게도, 국제결혼을 선택한 많은 외국 여성들은 '생계 때문에'또는 '2년 간의 결혼생활을 유지하지 못하면 국적을 취득할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인 남편의 폭력과 학대에 노출돼 있다. 이를 피하는 방법은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불법체류자가 되는 길뿐이다.

제작진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달아나다 베란다에서 떨어져 숨진 필리핀 여성 따따의 가족을 필리핀에서 만났다. 9남매의 장녀로 병든 아버지의 약값과 가족들의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국제결혼을 선택했던 그녀는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남편이 휘두르는 폭력을 참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지난해 9월 전남 신안군의 한 섬으로 시집을 간 필리핀 여성 미르나와 자니스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이들은 결혼한 지 두 달 만에 필리핀 대사관으로 탈출, 지난 2월 본국으로 돌아갔다. 부끄러워 고향에도 돌아가지 못하고 마닐라 빈민가에서 살고 있는 마르나는 임신 8개월이지만 병원비조차 마련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시골마을에서 불법 브로커를 통해 속수무책의 상태로 호치민의 맞선 시장에 나온 4백~5백 명의 베트남 여성들 모습은 세계화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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