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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업계 아트 마케팅

중앙일보

입력

현대카드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열고 있다. 사진 속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신선놀음’.

 기업과 예술의 컬래버레이션. 예술 감성을 입힌 아트마케팅이 뜨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브랜드 차별화와 고급화로 품격을 올릴 수 있고, 예술가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대중에게 선보이며 홍보할 기회를 얻게 된다. 고객도 소비의 즐거움과 함께 예술적 체험을 함으로써 다목적 마케팅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아트 마케팅은 과거 단순히 예술작품을 제품 포장에 반영하거나 전시를 협찬하는 소극적인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최근에는 아예 기업이 직접 전시를 기획하고 예술가에게 신제품 개발을 맡기거나 후원하는 등 적극 나서는 사례가 많아졌다. 현대카드의 ‘컬처 프로젝트’도 그중 하나다.

 현대카드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Young Architects Program)’을 열었다. 이는 뉴욕현대미술관이 1998년 선보인 신진 건축가 육성 프로그램이다. 재능 있는 젊은 건축가들을 선발해 현대미술의 요람으로 불리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실제 건축물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이 프로그램에서 선발된 건축가들은 전 세계 건축계의 주요 프로젝트와 연결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이 신예 건축가들에게 최고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공동 주최하는 현대카드와 국립현대미술관·뉴욕현대미술관은 지난해 12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를 포함한 국내외 전문가 6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국내 건축계 주요 인사들로부터 추천받은 26개 팀의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검토한 후 프로젝트 팀 ‘문지방’(최장원·박천강·권경민)을 최종 우승팀으로 선정했다.

 문지방의 작품 ‘신선놀음’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안 미술관 마당에 설치돼 오는 10월 5일까지 일반에 공개된다. 문지방은 구름을 형상화한 공기 풍선과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물안개, 마치 지상과 천상을 연결한 듯한 나무계단 등을 통해 신선이 노니는 장소를 표현했다. 또 공기 풍선이 만들어내는 그늘 아래 잔디가 깔린 바닥은 관람객들에게 편안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구름 사이에 설치된 트램펄린은 색다른 재미를 줘 미술관의 정방형 공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관람객에게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카드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고 국내 신진 건축가들의 창작열 고취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 이를 15번째 컬처 프로젝트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미술계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승팀은 물론 최종 후보에 오른 팀들도 세계 건축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또 우승팀을 비롯한 최종 후보 5개 팀은 설계안을 뉴욕현대미술관과 산티아고·로마·이스탄불의 미술관에 전시하는 특전을 얻는다. 이는 우리나라 젊은 건축가들이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세계 무대에 알릴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 할 수 있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문화 장르와 아티스트들을 컬처 프로젝트를 통해 소개해 왔다. 프랑스 국립국단 ‘코메디 프랑세즈’와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의 실험성 강한 연극을 비롯해 세계적인 영화감독 팀 버튼의 작품 전시, 전자음악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크라프트베르크의 공연이 대표적이다.

 현대카드가 컬처 프로젝트의 영역을 건축으로까지 확대한 것은 일반인이 건축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건축은 우리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중요한 예술 영역인데도 그동안 건축 관련 전시는 적었다. 이번 현대카드 컬처 프로젝트는 열린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건축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이 보다 쉽게 예술로서의 건축을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진 기자 yhj@joongang.co.kr 사진="현대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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