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원, 북한의「신문·방송」학술토론회|26개지가 김일성 우상화 실천에 총동원|「프라우다」흉내낸 『로동신문』의 복사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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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북한의 신문·방송」을 주제로 한 북한연구학술토론회 (국토통일원주최) 가 11일 하오 국토통일원 천지관에서 열렸다. 단일민족이면서도 30여년 동안 이질적인 문화의식 속에서 살아온 남과북. 신문·방송 등「매스컴」의 경우에 있어 이 같은 이질화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우리들의 신문이「사회의 거울」이라면 북한의 신문은 「당의 거울」로서 김일성의 우상화와 당의 유일 사상체제를 실천하는데 동원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북한언론의 실상을「언론정책」(최정호·연세대) ,「보도성향」(한병구·경희대),「편집체제」(이상두·중앙일보동서문제연구소),「방송실태」(정형수· 동아일보),「언론의 실상」(김창순·북한연구소이사장) 등 여러 각도에서 파헤쳐 관심을 끌었다.
발표내용 중 이상두씨의『북한신문의 편집체제』를 간추려 소개한다.
공산주의권의 모든 신문은 소련의 당기관지『프라우다』를 「모델」로 하여 창간되었으며, 북한신문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신문의 현황을 살펴보면「공화국 언론의 총 참모부」라는 「조선노동당중앙위원회」기관지인『로동신문』과 최고인민회의상설회의와 정무원기관지인『민주조선』, 평양시인민위원회가 발행하는『평양신문』등 26개의 일간지(중앙지16·지방지10)와 격일간지 2개, 주2회 9개, 주간지 2종류와 『평양·타임즈』로는 영·불문판 신문과 많은 하급신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각 신문은 내용과 편집체제에 있어 대동소리하며 모든 신문의 전형인 『로동신문』의 복사판이다.
따라서 북한신문의 편집체제를 알려면 『로동신문』을 표본으로 분석, 평가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이 신문의 지면 및 편집상의 특성은 각 면의 구별과 특정이 없는 편집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처럼 국내 정치면·외신면·경제면·문화면·「스포츠」면·지방면·사회면 등의 구별이 분명치 않다.
공산당기관지는 일공의『적기』 16면을 제외하면 『프라우다』『인민일보』『로동신문』할 것없이 모두가 하루 평균 6면이다. 『로동신문』의 내용상 특성을 보면 ▲사회면 기사가 없다 ▲오락면기사가 없다 ▲광고가 없다 ▲속보성을 무시한다 ▲「칼럼」·단평이 없고 논설이 많다는 점등을 지적할 수 있다.
북한신문에 사회면기사가 없는 것은 부정적인 측면을 알리지 않는 한편 모범적인 내용, 공정적인면만을 선택보도 함으로써 북한사회를「지상낙원」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로동신문』엔 「칼럼」과 단평이 없는 반면 논설이 많이 실린다. 사설은 대개 1면에 실리나 2면이나 3면에 실리는 날도 있고 게재되지 않는 날도 있다. 사설이 없는 날은 있으나 당·정권기관간부·논평원 (논설위원) 외 기명논설이나 논평·무기명논평, 편집국논설과「정론」은 빠지지 않고 실리며 2, 3개 함께 실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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