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대통령과 운명 같이" 김무성 "난 친박 좌장 출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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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전·호남·제주권역 합동연설회가 6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렸다. 김영우 후보(왼쪽)의 제안으로 서청원(가운데)·김무성 후보가 포옹하고 있다. [대전=오종택 기자]

대표 경선(14일)을 앞둔 새누리당의 첫 합동연설회가 7일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렸다. 충청·호남·제주도 지역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연설회장 주차장엔 후보들의 이름이 적힌 30여 대의 버스가 운집했다.

  9명의 후보는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웠다.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 개조를 강조하며 눈물 흘리던 박 대통령의 영상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메시지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었다.

 서 의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누가 어떤 공격을 하더라도, 누가 박근혜를 헐뜯어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 운명을 같이하겠다”고 했다. “저는 이미 10년 전에 당 대표를 했고, 사심도 욕심도 야망도 없다”고도 했다.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 의원을 우회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그는 단상에서 내려와 청중 중간까지 걸어가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스스로를 ‘친박의 좌장’이라고 했다. 2인자를 두지 않는 박 대통령의 정치 스타일상 친박의 핵심들도 쓰지 않는 말이다. 김 의원은 “18대 총선 때 친박 좌장이라는 이유로 공천받지 못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 때도 친박 좌장으로 뛰었지만 아쉽게 졌다”며 “위기 때마다 당을 구해 주신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이제 우리가 구해 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7·30 재·보선과 20대 총선을 언급하며 “ 누가 새누리당의 얼굴이어야 국민이 마음을 주겠느냐”며 “자생력 있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충청권에 지역구가 있는 이인제 의원도 홈 그라운드의 힘을 과시했다. 부인인 김은숙 여사도 입장객에게 악수를 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박 대통령과 함께 제2 한강의 기적과 통일 한국의 미래를 만들겠다”며 “새누리당의 혁신의 불씨·개조의 도구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혈세와 당원의 피땀 어린 돈으로 운영되는 새누리당이 일부 권력자의 당이 돼서는 안 된다”며 선두권 후보들을 겨냥했다.

 홍문종 의원은 “서로 싸우기만 하다가 국민에게 외면받는 당 대표가 된들 무슨 소용이냐”며 “중진과 소장파·청와대와 당의 중심에서 소통과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영우 의원도 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단상에서 내려와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손을 잡고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한배를 타고 영원히 함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태호 의원은 “낡은 정치로는 미래를 이끌 수 없다”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세력과 싸우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연설회에 이어 9일(경북 경산)과 11일(경기도 성남)·14일 전당대회 현장의 합동연설회와 8일·10일 등 두 차례 TV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대전=강태화·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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