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임금동결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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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영자협회를 중심으로한 일부 기업인들이 불황을 이유로 임금을 현수준에서 묶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경영자협회 회장단은 최근 모임을 갖고 『경기침체에 따른 대규모 실업사태를 막고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위해서는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방법밖에없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는것. 이들은 종업원들의 임금동결에앞서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임원진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동결 또는 감봉조치를 취해야할것등도 토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자리에서는 『물가는 계속 오르는데 임금을 동결시키는 것은 실질적인감봉과 다름없으며 면세점이하의 근로자들은 생활수준저하라는 차원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다』는 의견을 제시, 10일 기업체 사장단및 노동경제학자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간담회를 열어 방향을 결정키로했다.
이날하오에 열리는 전문가회의에서 방향이 결정되면 대기업「그룹」등이 연합, 실천에 옮길 방침인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9일상오 재계중진들과 만난 신현확부총리는 『민간기업의 임금인상억제에 정부가 개입해주고, 또 이에 모범을 보이기위해 공무원들 봉급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재계의 요청을 받고, 『민간기업의 임금인상문제는 업계스스로가 결정할일이지 우리경제체제 아래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곤란하다. 업계가 경영합리화등을 통해 경쟁력을 제고해달라. 공무원봉급 인상문제는 예산편성상 어려운점이 많아.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서 정주영 전경련회장등 재계중진들은 『최근 우리나라 임금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저대금에따른 국제경쟁력을 이미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신제강(대표 주창균)은 이미 지난 6월부터 사장은 월급의 33%, 임원진은 5∼10%씩 자진 반납형식으로 감봉조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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