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주간을 맞아…유 갑 현<서울용곡국교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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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27회 교육주간(5월2∼8일) 을 맞으면서 남달리 큰 꿈을 지니고 그 꿈을 이루기위해 오로지 공부에만 열중했던 사범학교시절을 생각해본다.
우리말에『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으니 나의 오직 25년을 셈하면 그동안 강산이 두번반이나 변했다는 이야기가 된다.돌이켜 보면 우리 세대의 성장과정은 불운했었다.해방전의 일제교육,6·25뒤의 천막교실에서의 불편했던 공부등.나 개인을 떠나서 우리 교육계도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50년대후반부터 6O년대 후반까지의 과외수업 열풍,이로인한 치맛바람의 말썽은 68년 중학부시험제도로 가까스로 가라앉았다.
73년 신교육과정에의 개편에 따라 새로운 인성교육과 국가관교욱이 강조되고 지.덕·체·예·기교육이 주요시책으로 마련됐다.
이런 과정속에서 교직자들은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사명을 다해왔었다.그러나 오늘날 교사의 사회적 위치는 어떠한가.
어느 지방 한 기념식장에서의 이야기다.40년을 교단에 몸바쳐온 육순이 넘은 노 교장의 자리가 맨끝순위었다는 것이다.
물론 교권과 교원의 지위가 자리순에 의한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이러한 것이 상대적으로 교사의 지위가 사회적으로 떨어져있다는 것이 아니고 무엇일까.
어느 휴일의 일이다.한 교사와 만날 약속을 했는데 약속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그 교사는 나타나질 않았다.
그러나 그뒤 그 교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사정올 알고는 가슴이 찡하였다.그 교사는 그날두 아들의 학교등록금 마련을 위해 방세를 낮추어 다른집으로 이사가는 날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나도 모르게 눈시올이 뜨거워졌다.
교단에선『홀륭한 사람이 되라』고 타이르고 가르치면서드 막상 자기자식은 훌륭히 키울수 없는 동료교사의 괴로운 심정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올해는「세계아동의해」. 그리고 5일은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체육회를 가졌다.학생이 6천여명이나 되어 오전·오후반으로 나뉘어 진행되었지만 그래도 좁은 운동장이라 즐겁기 보다는 짜증이 났다. 넓고 확 트인 운동장에서 전교생이 함깨 모여 마음껏 뛰며,평소에 기른 재주를 마음껏 발휘하고 자랑할수는 없을까.
이세상에 많은 직업가운데 교사의 임무를 택하게된 보람과 기쁨을 가지면서드 어깨가 무거워짐이 한두번이 아니다. 학습지도에서부터 안전지도 그리고 인성지도에 이르기까지 1인 4, 5역을 하면서 늘 시간에 쫓기고일속에 묻혀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육영사업의 미명아래 막대한 교육비를 받아내 불고기장사로 재벌이 되었다는 사이비 교육자의 이야기나,학부모의 얄팍한봉투에 교육관이 흔들렸다는 보도는 극히 일부의 타란한 교육자들의 한예라 할지라도 어찌 교직자의 한사람으로 무심할수가 있겠는가.
그리고 이 모든 책임과 죄가 오직 교사들에게 있단 말인가.
교권이나 교사의 지위는 교육자 스스로가 찾아야하고 지켜나가야 한다고믿는다. 그래서 많은 우리의 동료교사들은 오늘도묵묵히 오직 교직의정도를위해 헌신하고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앞으로 80년대의 풍요가 기약되어있다. 이는 우리 80만 교직자들이 광복 30년동안피땀 홀려 닦고 가꾸어온 교육의 힘과 사명의 소산이 아닐까.이런 자부가 교직을 천직으로 아는 교직자들의 신념을 더욱 굳게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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