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특집 어린이「프로」적어 섭섭…김인문이 열연한 『해오라기』보기 드문 수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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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TV3국은 연말연시의 연휴를 위해 아침7시부터 일제히 특집「프로」를 방영하여 시청자들에게 푸짐하고 다채로운 내용들을 선사하였다.
그러나 자체제작의 특집물은 적었고 대부분 외화로 메워진 안이한 편성「패턴」을 탈피치 못했다. 특히 올해는 『아동의 해』라는 것을 감안할 때 편성비중이 성인 층에 치우친 점이 지적되어야겠고 어린이「프로」에 대해 각별한 배려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여겨진다.
그리고 TV만화는 전부 외국것이라는데 문제점이 있고 간혹 곁들이는 국산만화영화도 원래 TV용이 아닐뿐더러 그 내용이 과연 어린이들을위해 얼마나 「마음의 양식」이 될 수 있는 건지 의심스러운 것들이었다. 『아동의 해』를 계기로 TV3국은 「재미있고 유익한」 어린이「프로」를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특집물 중에서 주목을 끌었던 「프로」들은 지난해에 형성된 대형「드라머·붐」의 연속으로서 TV3국이 방영한 특집극들이었다.
TBC-TV의 반공「드라머」부문 현상당선작 『생존자』(이재헌 작 이철향 각색 고성원 연출)와 3부작 『해오라기』(이상현 극본 심현우 연출) KBS-TV의 3부작 『조용한 함성』(김강윤 극본 임학송 연출), 그리고 MBC-TV의 『까치골의 봄』(유현종 극본 이연헌 연출)과 『미스터·아스팔트』(심영식 극본 유병렬 연출) 등. 이들 5편 중에서 특기할만한 것들은 『생존자』『해오라기』『미스터·아스팔트』등 3년이었다.
□…TBC-TV의 『생존자』는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 같고 그 원인은 『추적』이라는 「틀」에 얽매인 각색과 통속적인 연출감각탓이 아니었는가 싶다.
이에 반해 「올·로케이션」과 완전히 「필름」제작으로 완성된 『해오라기』는 약간의 「생경함」이 눈에 띄긴 했으나 현재 우리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자연침해와 공해문제를 「다큐멘터리」적인 사실성과 「필름」의 장점을 살린 영상표현을 집요하게 파고든 수작으로서 새해벽두를 장식한 큰 수확으로 평가될 수 있겠다.
국악에 의한 「백·뮤직」의 시도는 격조를 높이는데 효과적이었고, 적역을 맡은 김인문의 열연도 특기할만 했다.
그리고 『해오라기』의 성공은 매우 의의가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TV「필름」(TV영화)의 미학상의 본질적인 특성이나 장점이 무엇인가를 실증함으로써 한국TV의 숙제인 TV·영화시대에로의 새 장을 열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MBC-TV의 『미스터·아스팔트』는 부분적인 실정이 작위적이고 연출이 「센티멘털리즘」에 흐른 흠이 있긴 하지만 일개 청소부(최불암분)와 기업주(전운분)의 겸허하고 진실된 「삶의 자세」를 부각시킴으로써 뭉클한 공감을 일게 한 가작이었다.
정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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