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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개통 6개월 늦춰도 안전 검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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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권영진 대구시장 당선자는 “임기 동안 경제 살리기와 공직 혁신 등 대구 개조에 매진해 시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구시장직 취임준비위원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입니다. 이를 위해 개통 시기를 최대 6개월까지 늦출 작정입니다.”

 권영진(52) 대구시장 당선자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모노레일)의 개통 시기와 관련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데다 많은 시민이 이용할 교통수단인 만큼 안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절기를 거치면서 충분히 시운전을 하겠다”며 “개통 시기는 내년 3월에서 6월 사이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개통 예정일은 올 연말이었다.

 그는 지난 10일 ‘대구시장직 취임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일반적으로 쓰는 인수위원회가 권위주의적인 느낌을 준다고 생각해 붙인 이름이다. 그는 요즘 시청 간부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새로운 시정 구상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권 당선자는 중구 포정동 대구은행 중앙로지점 건물에 위치한 취임준비위 10층 당선자사무실에서 16일 본지와 인터뷰를 했다.

 -모노레일 개통을 늦추는 이유는.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지상 10m 높이에서 고장으로 멈췄을 경우 비상 탈출 방법과 눈이 왔을 때 정상적으로 운행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검증이 필요하다. 개통 후 전동차가 멈추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

 -취임 첫해 어떤 분야에 집중하나.

 “처음부터 임기가 끝날 때까지 기업 하기 좋은 도시, 창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매진할 것이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청년들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을 창업으로 연결할 방안을 마련할 생각이다. ”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3개 유치를 내세웠다.

 “지금까지 (전임 시장들이) 대기업 유치에 안간힘을 썼다고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공장용지도 제대로 없었다. 그리고 삼성만 쳐다보고 있었지 않으냐. 국가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의 조성으로 입지는 확보됐다.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고 행정·금융·세제 지원을 맡는 원스톱기업지원센터도 만들겠다. 요즘 대기업들이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이 분야를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접촉하는 데도 있다.”

 -경제공약인 ‘3355’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 3개 유치 외에 중견기업 50개·중소기업 300개 육성, 일자리 50만 개 만들기가 목표다. 물론 무모한 공약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베이스 캠프를 높게 세울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대기업 유치 공약을 하지 말라는 말도 했다. 안성맞춤의 손쉬운 목표를 세우면 쉽다. 도전적으로 제시한 공약이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다.”

 -도청 이전 터의 개발도 현안이다. 도청이 이전하면 대구 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도청이 옮겨가면 최대 10만 명 정도가 빠져나간다는 우려도 있다. 도청이 떠난 자리에 공무원보다 많은 사람이 몰리게 해야 한다. 그래서 이전 터를 창조경제타운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 단계에서 말할 순 없지만 첨단 시설을 구상하고 있다. 대구를 살릴 수 있는 생산적인 곳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다.”

 -선거기간 공직의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우선 시장부터 바뀌어야 한다. 많은 시민이 대구시 공무원은 안 되는 게 너무 많다고 한다. 시민의 불편과 답답함을 해결해주어야 한다. 공무원이 법규를 몰라 민원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전담팀을 만들겠다. 신속한 민원 처리를 평가의 기준으로 삼겠다. ”

 -‘관피아’(관료 마피아)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공무원이라고 시 산하기관에 가는 걸 막는 것은 지나치다. 기회는 보장할 생각이다. 하지만 공무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보내지는 않겠다. 기회는 공평하게 주되 공정한 절차에 따라 적임자를 뽑겠다. 내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할 것이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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