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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복합 vs 노면전차 … 수원 구도심 개발공약 맞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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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기도엔 ‘광역지방자치단체 못지않다’고 하는 5개 기초지자체가 있다. 수원·성남·부천·고양·용인시다.

 이들 5개 도시에선 시장 자리를 놓고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여야 후보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다. 지역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성남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이재명 후보와 용인의 새누리당 정찬민(56) 후보가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고 있을 뿐, 나머지 3개 시는 0.9~6.2%포인트 차이다. 2010년 선거에선 야권 연대가 5곳 모두를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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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 5개 도시엔 공통점이 있다. 구도심과 신도시로 나뉜다는 점이다. 수원은 영통지구와 광교 신도시, 용인은 수지지구, 성남은 분당, 부천은 중동, 고양은 일산이라는 신도시를 갖고 있다. 구도심이냐 신도심이냐에 따라 정치성향 또한 갈라진다. 대체로 중년층 이상이 많은 구도심은 보수색이 짙고, 젊은 층이 새로 많이 들어온 신도시 쪽은 야권 성향이 강하다. 성남 정도만이 예외다. 신도시인 분당은 서울 강남과 비슷하고, 오히려 구도심인 중원구 등에서 야권 표가 많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구도심 개발 공약을 후보들이 줄줄이 내놓는 것 또한 공통점이다. 예컨대 수원이 그렇다. 73세인 새누리당 김용서 전 시장은 구도심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단지를 짓겠다고 했다. 53세인 새민련 염태영 현 시장은 수원~화성 주변을 다니는 노면전차를 내세웠다. 경인일보가 지난달 19~21일 500명에게 물어본 결과는 염 후보 37.3%, 김 후보 31.1%로 염 후보가 6.2%포인트 앞섰다. 성남에서는 새누리당 신영수(62) 후보가 “구도심 재개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현 시장인 새민련 이재명(49)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성남은 구도심 시민의 60%가량이 충청·호남 이주민이다.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은 이 후보 41.2%, 신 후보 27.1%였다. 지난달 25~26일 경기·기호일보가 공동 설문했다.

 부천은 전통적인 야권 도시다. 지난달 21일 공개된 경기·기호일보 조사에선 현 시장인 새민련 김만수(49) 후보가 45.9%로 새누리당 이재진 후보(37.5%)보다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두 차례 부천시장을 지낸 무소속 홍건표(69) 후보가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해 판세가 안갯속으로 접어든 것으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양은 박빙이다. 전 시장인 새누리당 강현석(61) 후보와 현 시장 새민련 최성(50) 후보의 양강 구도다. 지역 언론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1, 2위를 왔다 갔다 차지하고 있다. 차이는 0.8~3.8%포인트로 근소하다. 강 후보는 행신역 일대에 자동차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 같은 개발 공약을, 최 후보는 버스준공영제 도입 등 복지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용인은 대표적인 세금낭비 사례로 꼽히는 경전철 처리가 뜨거운 감자다. 새민련 양해경(60·여) 후보가 “3년 안에 수익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시민 의견을 물어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할 정도다. 새누리당 정찬민(56) 후보는 “오는 9월 환승할인을 시작하고 경전철 기흥역과 한국민속촌 연결도로를 만들어 관광객이 많이 타도록 하면 경전철이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인일보(5월 21~22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정 후보 37.3%, 양 후보 23.1%로 나타났다.

임명수·윤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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