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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원 10명마저 갱 속에 갇혀-장성탄광사고 두 차례 구조 작업하다, 1명 또 사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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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성=박준영·탁경명 기자】17일 하오8시쯤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수갱에서 갱 안에 갇혀있는 광부3명의 구조작업을 벌이던 구조대장 성낙진씨(44·석공기술연구소장)등 96명의 구조대원들이 환풍장치로 풍도로 빠지던 연기가 갑자기 역류하면서 지하3백75m지점인 2백25「레벨」수갱 속에서 「가스」에 질식, 86명은 2시간만에 구조됐으나 박석룡씨(42·채탄부)가 숨지고 송병갑씨(39·장성갱 작업반장)등 9명이 빠져 나오지 못하고 다시 갱 속에 갇혔으며 이들을 구조하러 18일 상오10시 갱내에 들어갔던 구조원 12명중 신영호씨(40)도 또 갇혔다. <관련기사 7면>
이로써 장성광업소 갱내 변압기 폭발사고로 숨진 사람은 모두 7명으로 늘어났으며 18일 하오2시 현재13명이 갱내에 갇혀 있다.
이 가운데 구조작업을 하다 갇힌 송씨 등 7명은 2호「레벨」 굴진막장에 대피하고 있음이 전화로 확인됐으나 나머지 2명은 행방이 밝혀지지 않아 화재사고의 실종자를 포함, 5명이 실종상태다. 1차 사고의 실종자3명은 구조가 절망적이다. 2차 사고가 난지점은 수갱 2백25「레벨」과 3백「레벨」의 중간지점으로 변압기폭발사고지점과는 2·5㎞, 금천갱 입구로부터는 3·2㎞ 떨어진 곳이다.
이 사고는 구조반 39명이 17일 하오4시부터 구조작업을 벌이다 2진 49명, 3진 8명과 합세하기 위해 수갱2백25「레벨」위쪽에서 만났을 때 풍도로 빠지던 연기가 갑자기 역류하면서 이들에게 덮쳐 일어났다.
이 연기는 2백25「레벨」의 1차 사고 지점에서 철암 갱쪽으로 타들어 가고 있는 화제로 생긴 것으로 구조반은 갱내의 연기를 지하풍도로 빼내 수갱과 인근수평 갱에서의 구조작업을 원활히 하기 위해 2백25「레벨」에 있는 풍도 등 3개소에 설치된 3백50마력짜리 환풍기 2대와 50마력짜리 1대 등 3대로 연기를 빼내고 있었으나 17일하오7시50분쯤 철암 갱쪽으로 설치된 환풍기 2대의 기능이 갑자기 정지, 연기가 역류하기시작해 사고가 일어났다.
환풍기의 가동중단은 1차 사고 이후 연3일간 무리한 연속가동으로 「모터」가 고장을 일으킨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갱내의 소화대책이나 소화시설이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가운데 「가스」가 가득찬 갱 속에서 무모한 구조작업을 강행했고, 구조대원들에 대한 안전교육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으며 구조작업을 하면서도 갱내의 보수작업등을 벌인 광업소측의 잘못으로 빚어진 것이다.
한편 2차 사고로 갇힌 광부들을 구하러 들어갔던 12명의 구조대원 중 10명이 18일 상오10시30분쯤 7명이 갇혀 있는 지점을 1㎞쯤 앞 둔 곳에서 연기에 질식, 모두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구조본부는 이에 따라 상오11시 구조작업을 일체 중단하는 한편 진화작업을 위해 일부 갱을 폭파할 것을 검토중이다.
2차 조난으로 구조된 86명은 모두 장성병원에 입원중이다.

<사망자>▲박석용

<2차 조난자 명단>▲박광부(37) ▲오창수(36) ▲김병수(34) ▲최원진(39) ▲송병갑 ▲강용수 (40) ▲오봉석(38) ▲신영철(37) ▲김정수(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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