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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선 검사보다 빠르고 정확 10분 안에 전신을 진단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현대 의학의 혁명적인 총아로 각광받고 있는 「컴퓨터」 단층 촬영기(CT)가 우리나라에도 도입 「붐」이 일고 있어 임상 의학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맞게 됐다. 이미 경희의료원이 설치해 10월5일부터 가동하게 되며 연세의료원도 10월초에 설치할 예정이고 이밖에 서울대·「가톨릭」의대에서도 서둘러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CT「스캐너」는 몸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수분 안에 전신을 「체크」, 병변의 원인·증상을 찾아낼 수 있는 장치.
69년 영국 EMI사의 「G·하운즈필드」 박사가 처음 만들어 72년초까지 인체 시험을 거쳐 73년6월 미국 「메이오·크리닉」에 최초로 설치, 사용되었다.
처음에는 주로 뇌 검사용이었으나 75년에 와서 전신용으로 개량되었는데 현재 미국은 8백30여대, 일본은 작년 한햇동안 1백3대나 설치되는 등 선풍적인 인기 속에 보급되고 있다.
이번에 경희의료원이 도입한 CT는, 영국 EMI사의 76년형 CT5005/7로 도입 가격은 7억5천만원. 연세의료원은 미국 「오하이오·뉴크레아」사의 77년형 「덴터·스캔」50FS2이며 내년 3월 도입 예정인 서울대 의대는 미국 GE사의 「모델」 CT/T.
종래 X선 검사법에서는 목적하는 부위 전체를 찍어 「필름」상에 나타난 투과상을 판독했으나 CT는 목적하는 부위를 머리에서 발끝까지 아주 작고 수많은 부분으로 잘라 X선을 투과시키고 각 부분의 개별적인 X선 흡수율의 차이를 다시 「컴퓨터」로 종합하여 사진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정확하고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종래 방법으로는 X선 흡수율이 물과 비슷한 연조직의 변화를 직접 볼 수 없고 혈액·담즙·요·복수를 구별할 수 없었으나 CT로서는 이들의 X선 흡수율이 다 다르기 때문에 쉽게 구별할 수 있어 그 정확한 위치·크기·모양을 수분 안에 판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X선 피폭량이 종래보다 적고 진단 기록이 「컴퓨터」에 기록 보존되어 필요할 경우 다시 찾아 활용할 수 있는 잇점도 있다.
그러나 CT가 분명히 경이적인 진단 기기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이러한 값비싼 기계를 앞을 다투어 들여와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스런 눈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CT 1회 진단 비용은 5만∼12만원으로 예정되고 있는데 그 이용도는 과연 얼마나 될 것인지 의문이다.
또 기계 조작이나 유지 보수에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CT를 담당할 고급 의료 기사의 확보와 판독술의 개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값비싼 기계가 고장이 날 경우 새로운 부속품이 올 때까지 몇달을 놀려 둔다면 그만한 외화 손실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종래 X선에 대한 일반인의 불신감이다. CT의 「컴퓨터」에는 사진을 만들기 위해 있는 것이지 그 자체가 병을 진단해 주는 것은 결코 아닌 것이다.
CT 전문가인 S 교수는 몸에 이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CT에 의존하기보다는 일단 일반 X선 촬영을 해본 후 담당 의사의 권고에 의해서만 CT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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